정치 >

김혜경씨 '심부름 논란' 與 "김건희가 더 문제" vs 野 "무한갑질 심판"

김혜경씨 경기도 공무원 사적 유용 논란
"모든 게 제 불찰" 사과했지만 파장 계속
송영길 "김건희씨 검사장 지시가 더 문제"
국민의힘 "무한 갑질, 무한 검증 받아라"
정의당 "이재명 대국민 사과하라"

김혜경씨 '심부름 논란' 與 "김건희가 더 문제" vs 野 "무한갑질 심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설 연휴인 1월 31일 부인 김혜경 씨와 함께 서울 용산역을 방문해 귀성 인사를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제공.
[파이낸셜뉴스] 대선을 5주 앞두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배우자 김혜경씨가 이 후보의 경기도지사 시절 도청 공무원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정황이 연일 새롭게 나오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김혜경씨가 "모든 것이 제 불찰"이라고 사과하고, 전(前) 5급 별정직 공무원 배모씨가 "어느 누구의 지시도 없었다"며 선을 그었지만 법인카드 유용 의혹까지 불거졌다.

여야 반응도 엇갈린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윤석열 후보 배우자 김건희씨에 대한 역공에 나선 모양새다.

국민의힘은 "무한 갑질에 대한 무한 검증이 필요하다", "법인카드를 위법적으로 사용한 것"이라며 국민 심판에 더해 법적 책임을 묻고 있다. 정의당은 이재명 후보가 대국민 사과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 김혜경씨 "제 불찰" 사과 이후에도 새 정황 속속

3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혜경씨는 전날 입장문을 내고 "배씨의 입장문을 봤다. 그동안 고통 받았을 A모 비서(배모씨가 부당한 요구를 했던 전 7급 공무원)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생각하니 마음이 아린다"면서 "모든 것이 저의 불찰"이라고 사과했다.

김씨는 친분이 있는 배씨에게 도움이 받은 사실은 있다고 밝혔다. 김씨는 "공과 사를 명료하게 가려야 했는데 배씨와 친분이 있어 도움을 받았다"면서 "그러나 상시 조력을 받은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배씨가 A씨에게 부당한 요구를 한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여부 등 구체적 사실 관계는 밝혀지지 않았다.

이에 앞서 배씨는 같은 날 입장문을 통해 이 후보 부부의 지시가 없었다고 못 박았다. 본인의 판단에 의해 '과한 심부름'을 했고, 하급 공무원에게도 이를 요구했다는 것.

배씨는 "이 후보를 오래 알았다는 것을 벼슬이라 착각했고 이 후보 부부에게 잘 보이고 싶어 상식적인 선을 넘는 요구를 했다"면서 "어느 누구도 시키지 않은 일을 (전 7급 공무원) 별정직 비서 A씨에게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사람이 처방 받은 약을 구하려 한 사실, 도지사 음식 배달 등 심부름을 시킨 것도 인정했다. 배씨는 "이 밖에도 제가 기억하지 못하는 잘못이 더 있을지 모른다.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며 책임을 자신에게 돌렸다.

실제 이후 보도를 통해 배씨가 A씨에게 '소고기 안심 4팩을 아이스박스에 포장하라', '샐러드 3개 초밥 회덮밥을 준비하라'는 등 지시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경기도 법인카드를 사용했다는 정황이 나와 법인카드 유용 의혹까지 더해진 상태다. A씨에게 경기도 법인카드와 이 후보 아들 신분증을 주며 병원비 결제를 지시한 정황도 나왔다.

김혜경씨 '심부름 논란' 與 "김건희가 더 문제" vs 野 "무한갑질 심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 부인 김혜경씨가 27일 오전 경남 통영시 소재 한 굴 작업장을 찾아 언론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2.01.27. 뉴시스.
■ 與 김건희 역공 vs 野 "무한 갑질에 무한 검증"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같은 날 JTBC 인터뷰에서 "개인 심부름을 떠나서 검찰총장 부인(김건희씨)이 (한동훈) 검사장에게 자신의 부하인 것처럼 명령하고 지시한 건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김건희씨에 대한 역공에 나선 것. 송 대표는 김혜경씨 의혹에 대해서는 "그 문제는 본인들이 처리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국민의힘에서는 논평 4개를 잇따라 내면서 '갑질에 대한 심판론'을 주장했다.

최지현 선대본부 수석부대변인은 "김혜경씨의 위법한 공무원 사적 유용 행태에 더해 경기도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유용한 국고손실 범죄 혐의가 드러나고 있다"면서 "비서 A씨는 김혜경씨의 찬거리와 식사를 경기도 공금으로 사서 집까지 배달하는 등 ‘반복적으로’ 사적 심부름을 해 왔다"고 일갈했다.

최 수석부대변인은 "명백한 국고손실죄고 이재명 후보가 모를 수 없는 부분"이라며 "그간 이렇게 유용한 경기도 공금은 얼마인가. 국민께 사죄하고 책임을 지는 것이 맞다"고 비판했다.

김혜경씨와 배씨의 입장문을 '꼬리 자르기'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백지원 선대본부 상근부대변인은 "이 모든 사실을 개인의 충심 탓하는 것은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라며 "문제는 공권력 남용이며, 지사직 사퇴 이후에도 계속된 ‘무한 갑질’이다. 김혜경 씨의 말대로, 법에 따라 ‘무한 검증’ 받으라"고 했다.

김성범 선대본부 상근부대변인은 "이재명과 이재명의 민주당의 위선을 언제까지 국민이 참아줄 것이라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더 나간다면 뻔뻔함에 멍청함이 추가될 뿐"이라고 직격했다.

정의당에서도 이 후보의 책임있는 사과를 촉구했다. 이동영 수석대변인은 "설 연휴 내내 논란이 벌어졌음에도 '사실무근'이라 우겨대더니 닷새가 지난 후에야 사실을 인정했다"고 꼬집었다. 이 수석대변인은 "'권력의 사유화'를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던 이재명 후보는 배우자의 '공무원 사적 이용'에 대해 시민들에게 사과하시기 바란다"고 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