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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광장] 채권·주식 거품붕괴, 다음은 주택?

[fn광장] 채권·주식 거품붕괴, 다음은 주택?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으로 각종 자산가격에 발생했던 거품이 꺼지고 있다. 이미 채권시장과 주식시장에서는 거품이 붕괴되었다. 다음은 주택시장일 수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20년 코로나19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내리고 통화공급을 대폭 늘렸다. 이에 따라 실물경제에 비해서 통화량이 크게 증가했다. 이를 나타내는 대표적 지표가 광의통화(M2)를 명목 국내총생산(GDP)으로 나눠 얻을 수 있는 '마셜케이'이다. 2007년 1.12였던 마셜케이가 2021년에는 1.70으로 51.9%나 증가했다.

이로 인해 채권시장에서 거품이 발생했다. 2020년 2월에 10년 국고채 수익률이 1.26%까지 떨어져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국고채 수익률이 최근 3.80%까지 올라오면서 채권가격은 큰 폭으로 떨어졌다. 10년 국고채 수익률이 장기적으로 명목 GDP 성장률과 비슷한 수준에서 움직여왔는데, 2022년 잠재 명목성장률은 3% 정도로 추정된다. 금리가 이 수준을 넘어섰다.

주식시장에서도 경착륙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코스피와 상관계수가 가장 높은 경제변수가 일평균 수출금액이다. 2005년 이후 통계를 분석해보면 두 변수 사이의 상관계수가 0.85이다. 그런데 지난해 4월에는 코스피가 일평균 수출금액을 40%나 앞서갔다. 그 후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과대평가 정도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코스피가 2300 선으로 떨어졌다. 코스피가 일평균 수출금액을 10% 이상 과소평가하는 국면으로 들어선 것이다.

이제 관심사는 주택시장이다. 주택시장 거품 여부를 판단하는 대표적 거시지표가 소비자물가, 소득, 임대료 등이다. 전 도시 아파트 가격이 2009년 3월을 저점으로 올해 5월까지 74.6% 상승했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지수가 34.1% 오른 것과 비교하면 집값 상승 속도가 너무 가팔랐다. 소득에 비해서도 주택 가격이 지나치게 상승했다. 특히 서울 중간가구 기준으로 보면 지난해 말 소득 대비 주택 가격이 19배로 2013년 9배에 비해서 2배 이상 상승했다. 주택임차료 기준으로 보아도 주택 가격이 30% 이상 과대평가됐다.

주택 가격을 결정하는 거시경제 요인을 분석해보면 코스피, 주택담보대출금리 및 담보대출금액, 동행지수순환변동치 등이다. 주가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하락 추세로 전환했다. 2020년 8월 2.4%까지 떨어졌던 주택담보대출금리(은행 가중평균금리 기준)가 올해 4월에는 3.9%까지 상승했으며, 최근에는 5%를 넘어서고 있다. 올해 1~5월 주택담보대출금액이 8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7조2000억원에 비해 대폭 줄었다.

주택 가격을 결정하는 더 중요한 요인이 경기이다. 특히 현재의 경기상태를 나타내는 동행지수순환변동치가 주택 가격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 이 지표가 올해 2월을 정점으로 하락세로 전환하고 있다. 경기가 수축국면에 접어들고 있는 것이다. 1972년 이후 우리 경기가 11번의 순환을 거쳤는데, 평균 수축기간이 19개월이었다.
상당히 오랫동안 주택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우리 가계자산 중에서 부동산 비중이 77%이다. 주택시장이 채권이나 주식시장처럼 경착륙하면 경제에 주는 충격은 클 수밖에 없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