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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부산엑스포가 뭐길래…BTS·4대그룹까지 총출동

'등록'엑스포로 과거 '인정'엑스포 대전·여수와 급이 달라
삼성, SK, 현대차, LG 등 4대그룹, TF 구축해 유치 총력전
BTS, 홍보대사로 가세...최태원 "천군만마, 게임은 끝났다"


2030 부산엑스포가 뭐길래…BTS·4대그룹까지 총출동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5월31일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30부산엑스포 유치지원위 전략회의 및 민간위 출범식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파이낸셜뉴스] 오는 2030년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전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1여년 앞으로 다가온 최종 개최지 선정까지 엑스포 유치위원회의 공동위원장인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을 중심으로 국내 대기업들은 '원팀'으로 뭉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과거에도 우리나라는 대전엑스포와 여수엑스포를 개최한 적이 있다. 하지만 부산엑스포는 다른 엑스포와 달리 유치전 시작부터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무엇이 다른걸까.

급이 다른 부산엑스포, 지상 최대 축제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세계박람회(엑스포)는 월드컵, 올림픽과 함께 세계 3대 국제행사로 불린다. 세계박람회는 인류의 산업·과학기술 발전 성과를 소개하고 개최국의 역량을 과시하는 경제·문화 올림픽으로 통한다. 현재까지 월드컵과 올림픽, 등록엑스포를 전부 개최한 나라는 6개국에 불과하다. 한국은 1998년 올림픽, 2002년 월드컵 개최국으로 부산엑스포 유치에 성공하면 세계 3대 행사를 모두 치른 7번째 국가가 된다.

엑스포는 등록엑스포와 인정엑스포로 나뉜다. 부산엑스포는 등록엑스포로 과거 한국이 개최했던 대전, 여수 등 인정박람회와는 위상이나 성격이 다르다. 인정엑스포는 등록엑스포 사이에 1회씩 특정 주제로 최장 90일간 개최된다. 반면 등록엑스포는 광범위한 주제로 5년마다 최장 180일간 열린다.

엑스포의 기원은 지난 1851년 영국 런던 수정궁에서 열린 만국 산업생산물 대박람회(런던엑스포)다.

런던엑스포에선 증기기관차 엔진 등 1차 산업혁명을 주도한 발명품이 공개됐다. 1876년 미국 필라델피아엑스포에선 전화기와 재봉틀이, 1885년 벨기에 안트베르펜엑스포에선 자동차가 나왔다. 1904년 미국 세인트루이스엑스포에선 비행기가, 1915년 샌프란시스코엑스포에서는 에디슨이 장거리 전화를 최초로 시연했다. 코카콜라의 세계 최초 자판기(1933년 시카고엑스포), TV(1939년 뉴욕엑스포)도 엑스포의 역사와 함께 했다.

아시아에서는 일본과 중국이 엑스포를 개최했다. 일본은 1970년 오사카엑스포에서 무선전화기를 처음 선보이며 선진국으로 도약했고, 2005년 아이치엑스포, 2025년 오사카엑소포(예정)를 열어 아시아 최초와 최다 개최국 타이틀을 보유했다. 한국은 부산엑스포를 통해 인공지능(AI), 6G, 스마트공항·항만 등 미래신기술을 집중 전시할 계획이다. 스마트 선도국가 이미지를 공고히 하고, 기후변화 대응을 주제로 하는 첫번째 탄소중립 엑스포라는 점을 집중 강조할 방침이다.

2030 부산엑스포가 뭐길래…BTS·4대그룹까지 총출동
부산 북항은 오는 2030년 부산엑스포가 유치되면 개최지로 쓰일 장소로, 내년 상반기 국제박람회기구(BIE) 사무국의 실사단이 찾게 된다. 사진은 지난달 1일 설치된 2030부산엑스포 유치 응원 조형물.
'사업보국' 선례, 똘똘 뭉친 기업들

부산엑스포는 총사업비가 5조원에 달하지만 생산과 부가가치 유발효과는 61조원(생산유발 43조원+부가가치 18조원)으로 추정된다. 고용창출도 50만명에 이르고 엑스포가 열리는 반년 동안 약 5000만명의 방문객이 부산을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2002년 월드컵,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능가하는 경제효과라는 분석이다. 2002년 월드컵 관람객은 300만명, 생산유발효과는 11조5000억원이었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는 138만명의 방문객이 다녀갔고 생산유발효과는 20조5000억원이었다. 대기업들이 '사업보국'을 외치며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발벗고 나서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기업들은 개발도상국과 저개발국을 대상으로 집중 홍보에 나서고 있다. 특히 삼성, SK, 현대차, LG 등 4대그룹은 엑스포 전담팀(TF)을 각각 구성해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삼성전자는 최근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열린 한국대사관 주최 태권도대회에서 홍보 활동을 전개했다. 삼성전자는 대회장에 부산엑스포를 알리는 광고물을 설치하고 안내 책자를 비치했다. 대회 현장에선 삼성 스마트폰과 TV 등 제품 체험존을 운영하는 한편 부산엑스포 홍보 영상도 상영했다. 9~10일 라오스에서 열린 한국대사관배 태권도 대회에서도 삼성전자는 현지 교육체육부 차관과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홍보 활동을 진행했다.

SK그룹은 11~14일 '태평양 도서국 포럼(PIF) 정상회의'가 열린 남태평양 피지에서 고위직을 잇따라 만나 지지를 구했다. 최태원 상의 회장 겸 SK그룹 회장은 전 세계를 돌며 유치 활동을 활발하게 이어가는 등 첨병(유치위 공동위원장)을 자처했다. 현대차그룹은 6월 파리에서 열린 2030 세계박람회 유치 후보국 2차 경쟁 설명회에 소속 연구원이 대표 연사로 참석했고, 부산엑스포 로고를 넣은 스포츠유틸리티(SUV) 차량이 파리 거리를 돌면서 홍보했다.

LG전자의 최고경영진들은 해외 출장 시 각국 주요 지도자들을 만나 지지 활동을 하기로 했다. LG전자는 연초부터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와 영국 런던 피카딜리 광장 등 유명 도시 랜드마크 전광판을 통해 부산 홍보 영상을 상영하고 있다.

2030 부산엑스포가 뭐길래…BTS·4대그룹까지 총출동
지난 19일 서울 용산구 하이브엔터테인먼트에서 열린 방탄소년단 2030 부산세계박람회 홍보대사 위촉식에서 박형준 부산시장(앞줄 왼쪽부터), 한덕수 국무총리,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박지원 하이브 대표와 방탄소년단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BTS 10월 콘서트, 전세계 '아미'에 부산 새긴다

현재 2030 엑스포 유치경쟁은 부산, 리야드(사우디), 로마(이탈리아) 3파전 양상이다.

부산엑스포는 향후 3차례의 경쟁 프리젠테이션을 하고 내년 초 현지 실사를 진행한다. 이후 내년 11월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 170개 국가의 비밀투표에 의해 개최지가 결정된다. 천문학적인 투자와 로비로 무장한 사우디(리야드)에 아직은 밀린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이런 흐름에 균열을 낼 '최종병기'가 가세했다. 바로 전세계에 K팝 열풍을 불게 한 방탄소년단(BTS)이다.
최 회장은 BTS를 부산엑스포 홍보대사로 위촉하며 "천군만마를 얻었다"고 표현했다. BTS는 오는 10월 유치 기원 글로벌 부산콘서트 개최와 BIE 총회 경쟁 PT에서 홍보대사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최 회장은 "지난해 BTS 온라인 콘서트에 BIE 회원국수 170개국 보다 많은 197개국의 아미(BTS 팬클럽)가 참여했다"면서 "이 정도면 게임은 끝났다"고 자신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