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2차원 신물질로 AI 반도체 부품 개발
뇌세포가 사용하는 수준의 전기만으로도 작동 가능
인공지능. 게티이미지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공동연구진이 인간의 뇌 세포를 닮은 새로운 인공 시냅스 반도체 부품을 개발했다. 이 반도체 부품은 인간의 뇌세포가 사용하는 수준의 전기만으로도 실리콘 반도체보다 빠르게 작동한다. 실제 이 부품을 기반으로 인공지능(AI) 학습을 진행한 결과, 손글씨 이미지 데이터를 분류하는 정확도가 88.3%에 달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KIST 인공뇌융합연구단 곽준영 박사팀과 한국과학기술원(KAIST) 강기범 교수팀, 한국화학연구원(KRICT) 정택모 박사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신소재를 활용한 고성능 및 저전력 인공 시냅스 반도체 소자를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곽준영 박사는 "2차원 물질로 만든 뉴로모픽 시스템은 차별화된 하드웨어 구현 측면에서 우수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동영상과 이미지 데이터의 비중이 증가하면서 비정형 데이터의 처리가 미래의 AI 시스템 개발 핵심 요소다. 현재의 컴퓨터 구조는 이를 실행하는데 엄청난 전력을 소모하고 정보처리 성능을 극복하기에도 한계가 있다.
반면, 뉴로모픽 시스템은 인간의 뇌를 모방해 전력소모를 줄이면서 컴퓨터 성능을 높인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입력 신호에 따라 신경세포 '뉴런' 간의 연결 강도를 조절하는 '시냅스'를 정밀하게 모방할 수 있는 고성능 차세대 반도체 부품 개발이 필요하다.
연구진은 2차원 절연체 신물질과 2차원 반도체의 이종접합 구조를 기반으로 한 시냅스 부품을 개발했다. 이 부품은 작은 에너지에서도 효율적으로 전자가 이동할 수 있다. 연구진은 "실제 인간의 시냅스 소모 에너지와 유사한 약 15 fJ 펨토줄의 에너지로 동작하는 인공 시냅스 소자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또, 외부 자극의 횟수와 세기에 따라 시냅스의 연결 강도를 단시간 또는 장시간으로 유지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이는 인간의 뇌 기능을 더욱 정밀하게 모방한 것이다.
연구진은 고성능 2차원 인공 시냅스 부품을 기반으로 AI 학습을 진행했다. 그결과 손글씨 숫자 이미지 데이터(MNIST)의 분류 정확도가 약 88.3%로 나타났다.
이는 실제 뉴로모픽 시스템으로의 응용 가능성을 보인 것이다.
곽준영 박사는 "차세대 반도체 개발에 있어 실리콘의 대체재로 사용될 수 있는 고효율 신소재 연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이번에 개발한 시냅스 부품은 두뇌의 동작 원리를 정밀하게 모사할 수 있는 고차원의 뉴로모픽 하드웨어를 구현하는 측면에서 우수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를 국제 저명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Advanced Materials)' 최신호에 발표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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