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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장관들, 무거운 책임감 가지라"..이상민 "심심한 사과"[이태원 참사]

尹대통령, 국무회의서 장관들에 당부
"관성적 대응으론 국민 생명 못 지켜"
"확실한 인파 관리 대책 세워야"
尹 측근 이상민 장관, 행안위서 공식사과
尹 발언 이후 장관 공식사과로 사태 수습 나선 듯

尹 "장관들, 무거운 책임감 가지라"..이상민 "심심한 사과"[이태원 참사]
윤석열 대통령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1일 오전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광장에 설치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헌화를 위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사진=뉴스1화상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1일 국무회의에서 '이태원 압사 참사' 관련 "장관들께선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하나하나 꼼꼼하게 점검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후 발언 논란을 야기했던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자리에서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국민께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공식 사과했다.

국정 최우선을 사고 수습과 후속 조치에 두고 있는 윤 대통령은 장관들에게 철저한 대응을 당부하면서 작은 논란이라도 차단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윤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 이후 논란의 당사자이자 윤 대통령의 측근인 이 장관은 사과하면서 수습에 나섰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청사에서 가진 국무회의에서 참석한 장관들을 향해 "관성적인 대응이나 형식적인 점검으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온전히 지킬 수 없다"며 철저하고 용의주도한 대응을 주문했다.

최근 산업안전사고, 아울렛 지하주차장 화재, 아연 광산 매몰사고, 항공기 불시착 등 각종 안전사고를 언급한 윤 대통령은 "지난 주말 이태원 참사는 이른바 '크라우드 매니지먼트(crowd management)'라는 인파 사고의 관리 통제의 중요성을 여실히 보여줬다"며 "우리 사회는 아직 인파 관리 또는 군중 관리라고 하는 크라우드 매니지먼트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 개발이 많이 부족한 실정하다"고 지적했다.

드론 등 첨단 디지털 역량을 적극 활용한 관련 기술 개발과 필요한 제도적 보완을 당부한 윤 대통령은 "이번 대형 참사가 발생한 이면도로뿐만 아니라 군중이 운집하는 경기장, 공연장 등에 대해서도 확실한 인파 관리 안전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행사 주최자가 있느냐 없느냐를 따질 것이 아니라 국민의 안전이 중요하고, 철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조만간 관계 부처 장관 및 전문가들과 함께 국가안전시스템 점검회의를 개최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일본 총리, 시진핑 중국 주석 등 세계 각국 정상들이 깊은 애도의 뜻을 보내 주셨다"며 "외국인 사상자에 대해서도 우리 국민과 다름없이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국무회의 이후 이상민 장관은 국회 행안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최근 언론 브리핑 과정에서 드린 말씀으로 적지 않은 분들이 마음의 상처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결과적으로 소중한 가족을 잃은 유가족과 슬픔에 빠진 국민의 마음을 미처 세심하게 살피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지난 10월30일 이 장관은 브리핑에서 이번 이태원 참사에 대해 "특별히 우려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몰린 것은 아니다"라며 "서울 시내 곳곳에서 소요와 시위가 있어 경찰 경비 병력이 분산됐던 측면이 있었다"고 말해 책임회피 논란을 야기한 바 있다.

논란에도 이 장관은 전날까지 자신의 발언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입장에 그쳤고 대통령실도 이 장관의 발언을 제도적 보완과 연결시키며 무마하려 했으나, 정치권에서의 비판은 고조된 바 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