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국회 운영위 대통령실 국감서
강승규-김은혜 수석 "웃기고 있네" 필담 논란
이재명 "이게 웃기냐", 박홍근 "총리 농담에 수석 추태"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의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대통령 경호처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있다. 2022.11.8/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2.11.09.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 8일 국회 운영위원회 대통령실 국정감사 도중 "웃기고 있네"라는 필담을 남겨 태도 논란을 빚은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때 세월호 대응이 생각난다", "뭐가 그렇게 웃기냐"라며 맹폭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한덕수 국무총리의 발언 논란에 이어 대통령실 참모들의 '필담 논란'까지 정부 책임자들의 부적절한 태도가 연일 지적되는 상황이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지도부는 전날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의 국정감사 도중 남긴 "웃기고 있네"라는 필담을 직격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 윤석열 대통령의 '왜 4시간 동안 쳐다만 봤냐'라며 (현장 경찰을 질책하는) 얘기를 듣고 박근혜 대통령의 '청와대는 재난 컨트롤타워가 아니다'라는 말이 생각났다"라며 "왜 4시간 동안 쳐다만 보고 있었냐는 말은 국민이 대통령에게 하고 싶은 말"이라고 힐난했다.
전날 강 수석은 국감장에서 강득구 민주당 의원이 이태원 참사와 관련 대통령실 대응을 질의하던 도중 메모장에 "웃기고 있네"라는 필담을 남겼다. 옆에 있던 김은혜 홍보수석이 곧바로 지웠지만 이 같은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돼 보도되면서 논란이 됐다.
이 대표는 이를 두고 "이게 웃깁니까. 157명이라는 꽃다운 생명들이 정부 잘못으로, 명박한 정부 과오로 생명을 잃었는데 원인을 규명하는 이 장이 웃겨보입니까"라고 쏘아붙였다. 그는 "관계장관과 경찰 책임자들의 경질이 아니라 파면이 반드시 필요하다"라며 전면적인 국정쇄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왜 아무도 책임지지 않나. 왜 제대로 진지하게 엄숙하게 국민에게 사과하지 않나"라고 물은 뒤 "이 사태에 대해 좀 더 진지하고 반성적인 태도를 견지하시길 당부드린다"라고 말했다.
전날 운영위에서도 강력 항의했던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에서도 "이 정부 인사들은 뭐가 그리 웃기냐"라며 날을 세웠다.
박 원내대표는 "참사 앞에 비통해하기는커녕 그렇게 웃을 때냐"라면서 정부 인사들의 '태도 논란'을 꺼내들었다. 박 원내대표는 한덕수 총리가 국가애도기간 중 외신기자회견장에서 웃고 농담을 해 논란을 빚은 점을 거론, "총리 농담따먹기에 모자라 수석 추태까지 이 정부의 인식과 태도가 그대로 드러난다"라고 일갈했다.
그는 "거만한 사과는 모욕과 같다. 정부여당은 국민의 준엄한 뜻을 받아들여 국정조사에 임해야 한다"라고 질타했다.
박찬대 최고위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이 XX들' 발언 논란을 들어 "대통령은 이렇게 이야기 한다. 이 XX들이 날리면 쪽팔려서 어떻게 하나. 그러면 홍보수석이 대답한다. 웃기고 있네"라며 대통령과 측근의 발언 논란을 정조준했다.
서은숙 최고위원은 "미국 대통령을 만나 자리에서 '이 XX'라고 한 윤 대통령을 비롯해 고위공직자들은 모두 대통령 수준에 맞춰 사명감과 책임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라고 일갈했다. 김은혜, 강승규 수석이 결국 운영위 국감에서 퇴장당한 것과 관련 "이태원 참사의 정치적 최종 책임자는 대통령이라는 것"이라며 대통령에게 책임을 물었다.
대통령실 수석들은 전날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태원 참사와 관련된 질의 도중에 "웃기고 있네"라는 필담을 나눠 태도 논란이 불거졌다. 대통령실 수석들은 "사적 대화를 썼다가 지운 것"이라며 해명했지만 야당에서는 "거짓말", "이태원 참사와 국회에 대한 모독"이라고 맞받았다.
김은혜 수석은 "일단 물의를 빚어서 죄송하다. 사실 그 사안은 강 수석과 제가 다른 사안으로 이야기를 하다가 그 안(메모지)에 적은 것을 혹시나 국감에서 (부적절하게) 비춰질까봐 우려돼서 지웠다"라고 해명했다.
당사자인 강 수석은 "그렇다.
사적으로 둘이 나눈 대화를 제 메모지에 나누고 지워버린 것"이라고 항변했다. 대화 내용에 대해서는 "사적대화를 여기서 공개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 "어제 나눈 두 사람 간 해프닝이 있었다"라며 사적인 대화였다는 취지로 재차 변명했다.
한 차례 정회 후에 운영위 국감이 계속됐지만 야당 의원들의 항의가 이어졌고 결국 강승규, 김은혜 수석은 퇴장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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