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한국은행이 대출금리 상승세가 이어지고 매출 회복세가 둔화하는 상황에서 금융 지원정책 효과까지 소멸하면 내년 말 취약 차주의 부실 위험률이 19%가량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부실 위험 규모는 40조원 가량 늘게 된다.
22일 한은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의결한 금융안정보고서 참고 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최근 자영업자 대출 규모가 빠르게 늘고 경기 위축도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부실 위험률은 오히려 하락했지만, 이는 코로나19 취약부문 금융 지원 조치가 적극 시행됐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실제 한은이 경기·금리 및 정책효과에 영향을 받는 자영업자 부실 위험률 모형을 통해 시나리오별 변화를 시산한 결과, 금리상승과 경기 부진에 더해 정책효과 소멸까지 덮치면 취약 차주의 부실 위험률은 최대 19.1% 커졌다.
부실 위험 대출은 이미 연체가 시작된 대출이나 세금 등을 체납한 차주가 보유한 대출을 뜻한다. 부실 위험률은 부실 위험 대출이 전체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가리킨다.
특히 자영업자 대출이 코로나19 이전 규모로 회복되면 2023년 말 자영업자 부실 위험 규모는 최대 39조2000억원 확대됐다. 취약차주는 15조~19조5000억원, 비취약차주는 16조1000억~19조7000억원까지 확대된다는 추정이다.
이에 한은은 "부실위험 축소를 위해 취약 차주의 채무 재조정을 촉진하고 정상 차주에 대한 금융지원 조치의 단계적 종료 및 만기일시상환 대출의 분할 상환 대출 전환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금융기관들이 자영업자대출 부실 증가에 대비하여 대손충당금 적립 규모를 확대하고 자본을 선제적으로 확충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자영업자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영업구조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고 폐업지원 및 사업전환 프로그램도 확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자영업자 대출은 최근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 3·4분기 말 기준 1014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3% 늘었다. 특히 차주별로는 취약차주(18.7%)가 비취약차주(13.8%)에 비해 크게 늘고, 업권별로는 비은행금융기관(28.7%)의 증가세가 은행(6.5%)보다 높았다. 업종별로는 부동산업 비중(32.7%)이 높았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