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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발' 이승기 KBS연기대상 수상...복잡한 심경과 단단한 각오

'삭발' 이승기 KBS연기대상 수상...복잡한 심경과 단단한 각오
사진='2022 KBS 연기대상' 방송 화면 갈무리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배우 이승기가 드라마 ‘법대로 사랑하라’로 ‘2022 KBS 연기대상’에서 ‘태종 이방원’의 주상욱과 함께 공동 대상을 받았다.

31일 열린 이날 시상식은 소속사와 분쟁 후 이승기의 첫 공식석상이었다. 그런데 삭발한 머리로 눈길을 끌었다.

삭발의 이유는 영화 촬영 때문이었다. 이 드라마로 이세영과 베스트커플상을 수상한 그는 이세영이 불참한 가운데 “영화 ‘대가족’에서 주지스님 역으로 촬영 중이다. 오해 안 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활동 계획도 있고 다툼 계획도 있다”며 “다들 알고 계시니까 말을 아끼겠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대상을 수상한 뒤에는 좀더 깊은 속내를 드러냈다. 이승기는 감사하다고 인사한 뒤 “정말 많이 떨린다”며 운을 뗐다. 이어 “제 인생에서 가장 힘든 해였던 것 같은데 이렇게 큰 상을 주셔서 감사하고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법대로 사랑하라’는 최근 몇 년간 KBS에서 가장 큰 흑자를 냈던 드라마로 알려졌다. 이승기는 감독의 말을 인용해 이러한 사실을 전달한 뒤 “‘법대로 사랑하라’를 만든 모든 스태프와 배우들의 공을 치하하는데 의미가 담겨있다고 생각한다”며 대상 수상의 의미를 전했다.

시상식에 참석하기에 앞서 복잡했던 심경과 자신이 왜 싸움을 이어가는지도 설명했다.

이승기는 “오늘 ‘연기대상’에 와야 할지 불참해야 할지 수백 번 고민했다”며 “제 개인적인 일로 이런 축제에 마냥 와서 웃고 있자니 그것도 마음에 걸리고 그렇다고 무표정으로 앉아있자니 도리가 아닌 듯 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결국 그는 자신의 불참으로 드라마가 이룬 성과가 외면당할까 우려돼 참석을 결정했다. 그는 “제 개인적인 문제로 인해 이 드라마에 땀과 노력, 영혼을 갈아 넣은 우리 스태프들과 배우들의 노력이 외면당해서는 안 된다는 마음으로 왔다”고 부연했다.

끝으로 그는 K콘텐츠가 세계적인 반열에 오르는 지금의 상황에서 자신과 같은 일을 당하는 사례가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며 자신의 싸움을 우회적으로 설명했다.

'삭발' 이승기 KBS연기대상 수상...복잡한 심경과 단단한 각오
배우 주상욱(왼쪽), 이승기/ 사진='2022 KBS 연기대상' 방송 화면 갈무리 /사진=뉴스1


“내년, 내후년, 이 자리에 앉아있을 후배들을 위해서, 당연한 권리를 찾기 위해 많은 것을 내려놓고 싸워야 하는 이런 일은 물려주면 안된다고 오늘 또 다짐한다”며 “앞으로도 꾸준히 배우 생활 열심히 하고, 또 우리 드라마를 사랑해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한다”고 마무리했다.

한편 이승기는 최근 18년간 몸 담았던 전 소속사 후크 엔터테인먼트와 음원료 미지급 등의 문제로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다. 12월 후크와 결별하고 1인 기획사를 차렸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