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터차트’로 돌아다본 K팝 역사 - YG엔터테인먼트 편
[파이낸셜뉴스]
파이낸셜뉴스는 한터차트와 함께 K팝의 세계화를 이끈 기획사를 중심으로 K팝의 역사를 살펴본다. 30년 역사의 한터차트는 케이팝 빅데이터를 집계하는 세계 유일의 실시간 음악차트로 오는[심세1] 2월 ‘30주년 한터뮤직어워즈 2022'를 개최한다. -편집자주
서태지와 아이들의 출현은 한국 대중음악사에 큰 전환점이 됐다. 이로부터 시작된 또 하나의 전설이 있으니 바로 YG엔터테인먼트이다(이하 YG). 서태지와 아이들의 멤버였던 양현석은 YG 수장으로서 새 역사를 써 내려왔다.
YG 소속 아티스트들은 소위 ‘스타들의 스타’로 꼽히며, 아티스틱(Artistic)한 면모로 주목받았다. 다른 말로는 프로듀싱 능력을 갖춘 아티스트가 대거 포진돼 이른바 ‘YG 패밀리’만의 강력한 색깔을 만들어 왔다.
그 출발인 양현석은 1992년 데뷔 후 1996년 ‘현기획’이라는 이름으로 YG사단의 역사를 시작했다.
현기획, 양군기획 그리고 와이지 패밀리
현기획에서 처음 선보인 아이돌 킵식스(KEEP SIX)는 사실 그렇게 큰 빛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1997년, 지누션을 데뷔시키면서 MF기획으로 이름을 변경, 차트에 이름을 올리기 시작한다. 한터차트에 따르면 지누션의 1집 ‘지누션(JINUSEAN)’은 연간 62만장의 판매량을 올리며 연간 음반차트 12위에 올랐다.
휘성 2집 'It's Real' (YG엔터테인먼트)
지누션 정규 1집 'Jinusean' (YG엔터테인먼트)
이후 원타임(1TYM)이 1998년에 데뷔한다. 현재까지도 YG의 메인 프로듀서로 활동하는 테디가 속한 그룹이다. 이러한 이유로 이때부터 서양의 팝 음악, 특히 힙합에 특화된 YG만의 음악적 정체성이 뚜렷해진다. YG는 이때 사명을 (주)양군기획으로 변경한다.
1999년에는 ‘와이지 패밀리(YG FAMILY)’라는 이름으로 앨범을 출시하면서 이른 바 YG사단이라는 용어가 생겨났고, 2001년 사명을 아예 ‘YG엔터테인먼트’로 변경한다. 이 사명과 함께 케이팝의 전설들이 줄지어 탄생한다.
보컬과 솔로의 전성시대는 YG로부터
2000년대는 발라드와 솔로 보컬의 전성기였다. 이 문화를 이끌어 간 것도 YG의 아티스트들이었다. 2002년 데뷔한 휘성은 당해 연간 아티스트 차트에서 27위에 머물렀지만, 이듬해인 2003년에는 연간 합계 음반 판매량 36만 8431장으로 6위에 오른다. 특히 2집 ‘잇츠 리얼(It's Real)’은 연간 앨범차트 4위에 오를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빅마마 (YG엔터테인먼트)
에픽하이 (YG엔터테인먼트)
2003년은 YG 역사상 가장 많은 신인 아티스트를 데뷔시켜 성공의 반열에 올린 해다. 빅마마, 거미, 세븐(SE7EN), 렉시가 가요계에 출사표를 던졌고 보컬 파워가 강한 그룹과 솔로, 퍼포먼스까지 겸비한 솔로들까지 다양한 아티스트가 활약을 펼쳤다.
휘성이 6위에 이름을 올린 2003년 연간 아티스트 차트에서 빅마마는 총 32만 3019장의 연간 음반 판매량으로 7위, 세븐은 21만 2317장의 판매량으로 12위에 오른다. 데뷔한 해에 이렇게 좋은 성적을 거둔 YG 아티스트들은 이후 2000년대 중반까지 연간차트에 이름을 올리며 인기를 증명했다.
케이팝의 유니크한 전설, 빅뱅과 투애니원
2006년이 되자 YG의 야심찬 기획, 빅뱅(BIGBANG)이 세상의 빛을 보게 된다. 빅뱅은 지드래곤이 거의 모든 음반에 작사, 작곡, 편곡에 참여했다.
빅뱅은 데뷔 해인 2006년 한터차트의 연간 아티스트 차트 9위에서 2007년에는 2위, 2008년에는 1위로 거침없는 성장을 보여줬다.
특히 2008년 미니 3집 '스탠드 업(STAND UP)', 정규 2집 '리멤버(REMEMBER)'로 인기를 끌며 2008년 한 해 동안 총 음반 판매량 91만 1898장을 기록하며, 디지털 음원 전성기에도 압도적인 음반 파워를 보여줬다. 또한 일본에서도 큰 인기를 끌며 YG가 해외로 뻗어 나가는 데 크게 일조했다.
빅뱅 (YG엔터테인먼트)
투애니원 (YG엔터테인먼트)
지드래곤 (YG엔터테인먼트)
2009년에는 빅뱅 지드래곤(G-DRAGON)이 솔로 음반을 냈는데, 이 또한 히트를 치며 연간 아티스트 차트 9위(총 음반 판매량 25만 7510장)에 이름을 올렸다. 빅뱅은 같은 해 아티스트 3위에 올라 솔로뿐 아니라 그룹으로서도 출중한 실력과 인기를 증명했다.
같은 해, YG의 유니크한 색깔을 지닌 투애니원(2NE1)이 데뷔했다다. 4인조 걸그룹 투애니원은 데뷔곡 '파이어(Fire)'부터 '아이 돈 케어(I Don't Care)', '고 어웨이(Go Away)' 등 노래를 내는 족족 모두 흥행을 거뒀다. 뿐만 아니라 박봄의 '유 앤 아이(YOU AND I)', 산다라박의 '키스(Kiss (feat. CL))' 등 솔로곡까지도 연이어 인기를 끌었다.
투애니원의 활약은 특히 연간 디지털 음원차트에서 돋보였다. 음원뿐만 아니라 2009년과 2010년 연간 음반차트에서도 각각 3위(미니앨범 2집), 7위(정규앨범 1집)에 이름을 올리는 등 호성적을 거뒀다.
세계를 흔든 싸이 ‘강남스타일’ & 대한민국을 흔든 오디션 프로그램
2010년 싸이(PSY)가 YG로 이적하고, 2012년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유튜브를 타고 말그대로 세계를 뒤흔들게 된다. ‘강남스타일’은 정규 6집(싸이6甲 Part 1)에 수록된 곡이었는데, 글로벌 인기를 구가했던 만큼 유튜브와 각종 음원 사이트에서 눈부신 성적을 거뒀다.
싸이 '싸이6甲 Part.1' (YG엔터테인먼트)
‘강남스타일’은 세계 최초로 유튜브 조회수 10억 뷰를 달성했으며, 그로부터 2년 뒤인 2014년 20억 뷰를 달성했다. 2021년에는 40억뷰를 기록했다. 유튜브는 ‘강남스타일’의 이례적인 기록들을 축하하며 조회수에 상징적인 이미지를 함께 띄워주기도 했다.
이즈음 싸이의 ‘강남스타일’만큼 대한민국에서 인기를 끌었던 것이 바로 오디션 프로그램들인데, 이하이와 악동뮤지션이 이를 통해 YG 식구가 된 경우다. 특히 SBS 'K팝 스타 시즌2'에서 우승한 악동뮤지션은 2014년 데뷔 앨범인 정규 1집 '플레이(PLAY)'부터 '기브 러브(Give Love)', '200%'가 모두 음원차트를 점령하는 기염을 토했다.
뿐만 아니라 태양 솔로 앨범, 에픽하이 정규 앨범까지 흥행하며 소속 가수들이 그룹, 솔로 활동에서 모두 호성적을 거뒀다. 2015년, 지누션의 11년 만의 컴백과 빅뱅의 3년 2개월만 컴백은 가요계를 뜨겁게 달궜다. 특히 그 해 빅뱅은 5월부터 9월까지 한 달마다 더블 싱글을 내는 획기적인 방식으로 신보를 발매했는데, 해당 음반 모두 흥행하며 한터차트의 2015년 연간 아티스트 차트 3위에 이름을 올렸다.
걸그룹의 살아 있는 역사 ‘블랙핑크’
2014년에는 위너(WINNER)가, 2015년에는 아이콘(iKON)이 데뷔했다. 위너는 2017년 싱글 1집 ‘페이트 넘버 포(FATE NUMBER FOR)’의 수록곡 ‘릴리 릴리(REALLY REALLY)’를 음원차트에서 크게 흥행시켰다. 남자아이돌 최초로 차트인 1억 스트리밍을 기록하며 성공한 것.
블랙핑크 (YG엔터테인먼트)
리사 'LALISA' (YG엔터테인먼트)
2018년에는 아이콘이 '사랑을 했다'로 연이어 큰 인기를 거둔다. 또한 멤버 개개인의 능력치가 뛰어난 YG 사단답게 바비, 송민호, 김진우, 강승윤은 솔로 아티스트로서도 성공적인 데뷔를 이뤄냈다.
YG 소속 걸그룹의 활동이 뜸했던 2016년, 드디어 블랙핑크(BLACKPINK)가 데뷔했다. 데뷔곡 '휘파람'부터 국내 음원차트 올킬을 기록하고, 이후 발매한 타이틀곡 '불장난'까지 히트하며 엄청난 인기를 구가했다.
블랙핑크의 음반 파워는 2020년대에 들어서면서 확연하게 꽃 피웠다. 2020년 음반 총 판매량 105만 2023장으로 연간 아티스트 차트 6위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2021년에 발매한 정규 1집 ‘디 앨범(THE ALBUM)’은 앨범 발매 하루만에 60만 장 가까이 판매하며 역대 걸그룹 초동 1위 기록을 경신했다. 한터차트는 이 앨범의 초동 판매량을 68만 9066장으로 공식 발표했다.
이 기록은 블랙핑크 자신들에 의해 다시 깨졌는데, 2022년 발매한 ‘본 핑크(BORN PINK)’가 154만 2950장의 초동 판매량을 달성하면서 걸그룹 초동 판매량 역사가 다시 쓰였다. 걸그룹 역사상 150만 장을 넘는 초동 판매량을 기록한 것은 블랙핑크가 유일하다.
이에 더해, 제니, 로제, 리사 순으로 멤버들의 솔로 활동도 이어졌는데, 각 앨범 또한 글로벌 팬들에게 큰 사랑을 받으며 음반차트에서도 그 파워를 입증했다. 특히 2021년 발매된 리사의 ‘라리사(LALISA)’ 앨범은 73만 6221장의 초동 판매량을 기록하여 여성 솔로 아티스트 중 역대 초동 판매량 1위에 올랐다.
트레저 (YG엔터테인먼트)
또한 블랙핑크는 지난해에도 한터차트 9월 3, 4, 5주 주간 월드차트와 9월 월간 월드차트에서 1위를 거두며 끊임없는 글로벌 인기를 증명했다.
글로벌 4세대의 등장
YG패밀리도 어느덧 4세대 아티스트가 등장했다. 그 출발점이 2020년 데뷔한 트레저(TREASURE)’라고 할 수 있다.
트레저는 데뷔 앨범부터 초동 16만 장을 넘는 기록을 세웠다. 한터차트는 2021년 ‘한터 글로벌 케이팝 리포트’를 통해 “매 앨범 성장세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데뷔 앨범 '더 퍼스트 스텝 : 챕터 원(THE FIRST STEP : CHAPTER ONE)'이 16만614장을 기록, 신인치곤 이례적인 초동 판매량 기록을 세웠는데 싱글 2집은 16만9586장, 싱글 3집은 17만1773장, 정규 1집은 20만575장의 초동 판매량을 기록하며 계속해서 자체 기록을 경신했다. 네 앨범의 초동 판매량만 합쳐도 70만2548장에 달한다.
베이비몬스터 (YG엔터테인먼트)
트레저는 이어서 2022년 발매한 미니 1집 '더 세컨드 스텝 : 챕터 원(THE SECOND STEP : CHAPTER ONE)'으로 초동 53만 장을 넘기며 초동 하프 밀리언 셀러에 등극, 케이팝 4세대 리더로서 손색 없는 면모를 보여줬다.
그리고 지난 2일, YG엔터테인먼트는 차세대 걸그룹의 등장을 예고했다. ‘YG 넥스트 무브먼트’로 공개된 베이비몬스터(BABYMONSTER)는 블랙핑크 이후 7년 만의 걸그룹이다. YG 특유의 ‘힙한 감성’은 또 어떤 ‘별’을 탄생시킬지 궁금해진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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