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업계, 원격 근무→사무실 출근
"업무 효율성 제고하고, 원활한 소통 위해"
구성원들은 반발 노조 가입, 목소리 높여
전문가 "완충 시간 필요, 자율성 부여해야"
카카오 판교 아지트 전경.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 경기 판교에 위치한 정보기술(IT) 회사에 재직 중인 A씨는 '재택의 시절'은 끝났다는 사실을 새삼 느끼고 있다. A씨는 "예전엔 일찍 출근하고 1시간 빨리 퇴근하면 버스와 지하철을 여유있게 탈 수 있었는데 이젠 아니다"라며 "정말 팬데믹이 끝난 건가 싶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확산 기간 동안 보편화됐던 재택근무가 사라지고 있다.
팬데믹 시기에 발 빠르게 재택·원격 근무 등의 업무 방식을 '뉴노멀(새로운 기준)'로 채택했던 IT 업계도 회사 출근으로 돌아서면서 그간 재택 업무 방식에 익숙해져 있던 구성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IT·게임 업계 "재택은 이제 안녕"
정보통신기술(ICT) 업계 올해 근무 현황 |
회사 |
근무 형태 |
카카오 |
3월부터 ‘오피스 퍼스트‘ 근무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2월부터) |
네이버 |
커넥티드워크 제도 유지 (주5일 원격 근무, 주3일 이상 회사출근 선택 가능) |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 |
지난해 6월 기점으로 전사 출근 근무 유지 중 |
SK텔레콤 |
2월부터 재택근무 횟수를 주 1회로 제한. 메인 오피스 근무 원칙으로 하되 거점오피스 적극 활용 |
당근마켓 |
하이브리드 형태(주3일 오피스 근무, 2일 자율재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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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사, 1월 15일 기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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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 따라 재택근무를 중단하는 기업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는 사실상 100% 대면 출근제에 가까운 새 근무제를 발표하며 IT업계의 근무제 변화에 불을 지피고 있다. 오는 3월부터 오피스 퍼스트 근무제 방침에 따라 구성원들은 회사 출근을 원칙으로 한다. 네이버는 올해도 주 5일 원격근무를 하는 'R타입'과 주 3일 이상 회사로 출근하는 'O타입' 2가지 근무형태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는 '커넥티드 워크' 제도를 유지한다. 하지만 카카오가 근무제에 변화를 준 만큼 네이버도 따라가게 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게임 업계는 이미 전면 출근 기본 형태로 전환한 지 오래다. 국내 대표 게임사 엔씨소프트, 넥슨, 넷마블은 지난 6월부터 전면 출근제를 유지하고 있다. 한 게임 업계 관계자는 "게임은 사업 특성상 신작 출시 전 다같이 모여 집중하는 등 대면 소통이 필수"라며 "대다수 게임사들이 신작 지연, 실적 악화 등에 따라 현실적으로 재택 유지를 하긴 어렵다고 보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재택근무 횟수에 제한이 없던 SK텔레콤은 2월 1일부터 재택근무를 주 1회로 제한한다. IT업계 관계자는 "업무 효율성을 제고하고, 원활한 소통을 위해 근무제가 변화하고 있는 것 같다"며 "대다수 회사가 대면 출근 방침과 별개로 조직별 근무 자율성은 보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직원은 불만, 노조 가입률 높아져
하지만 재택 근무를 매력적인 복지 중 하나로 보는 구성원들의 불만은 빗발치고 있다.
새 근무제 발표 이후 공교롭게도 카카오 노조 가입률은 가파르게 상승했다. 일각에서는 40%대에 머무르던 카카오 본사 직원들의 노조 가입률이 50%를 돌파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넥슨 또한 지난달 초 진행한 전사 타운홀 미팅 이후 최근 노조(스타팅포인트) 가입자가 300명 가량 늘었다. 당시 경영진들은 당해 실적 전망과 함께 대면 근무를 유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까지 총 노조 가입자 수는 대략 2200명으로 전체 임직원 수의 35%에 달한다. 배수찬 넥슨노조 지회장은 "타운홀 미팅에서 최고 매출을 올렸는데도 보상에 대한 언급이 없었고, 사무실 출근에 대해 명확한 근거를 대지 않아 직원들을 동요시킨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직장인 온라인 익명 커뮤니티에서는 "왜 다시 퇴행하는 거냐", "출퇴근길이 벌써부터 막히고 있다"는 등 부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한 IT업계 종사자는 "개발자 등 일부 업무에서 회사 출근이 효율적이란 건 편견"이라며 "이미 팬데믹 3년 동안 재택에 맡게 방 환경을 세팅해 놓는 등 재택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3년 간 원격근무에 익숙해져 있었는데, 갑자기 다시 돌아가라고 하면 내부적으로 혼란이 있을 것"이라며 "지금처럼 유연근무제를 확대하거나 구성원들에게 자율성을 부여해 익숙해질 시간을 보장해야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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