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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 방치땐 가을폭염 일상화된다

2021년 10월 한반도 이상고온 발생
온실가스 못줄이면 2060년엔 빈번해져
POSTECH 민승기 교수팀이 원인 규명

지구온난화 방치땐 가을폭염 일상화된다
폭염. 게티이미지 제공


[파이낸셜뉴스] 포항공과대학교(POSTECH) 환경공학부 민승기·김연희 교수팀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지 않는다면 2060년경에는 지구온난화로 인해 여름같은 가을 폭염 현상을 격년마다 겪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같은 전망은 시뮬레이션을 통해 확인됐으며, 탄소중립을 통한 온실가스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일 경우 가을 폭염 빈도는 눈에 띄게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지구온난화가 없었다면 이 같은 기록적인 이상고온의 출현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

민승기 교수는 7일 "최근들어 전례 없는 규모의 가을철 이상고온 현상이 잦아짐에 따라, 그 발생가능성에 대한 상세한 전망과 함께 분야별 피해를 줄이기 위한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민승기 교수팀은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국립기상과학원, 영국기상청과 공동연구를 진행해 얻은 결과를 '미국기상학회보(Bulletin of the American Meteorological Society)' 특별호에 발표했다.

지난 2021년 10월에 대한민국에 전례 없는 이상고온이 발생했으며, 2022년 11월에도 비슷한 강도의 극단적인 이상고온 현상이 관측됐다.

10월 상반기 평균 기온은 19.9도로 예년 평균보다 3.9도나 높았다. 이는 수천년에 한번 발생할 수 있는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다. 당시 한여름 폭염을 일으키는 기압계 패턴이 뒤늦게 나타나면서 남부지역은 최고 기온이 30도 이상 오르면서 전국적으로 농작물을 포함해 많은 사회·경제적 피해가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례적인 이상고온에 미치는 인간활동의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서 CMIP6 전지구기후모델과 영국기상청의 대규모 앙상블 시뮬레이션 자료를 이용했다. 2021년 10월과 같은 이상고온 현상이 지구온난화에 의해 얼마나 더 잦아지는지 확률적으로 비교한 것이다. 또 미래 온실가스 배출 시나리오에 따라 이러한 가을철 폭염을 얼마나 자주 겪게 될지를 정량적으로 분석했다.

그결과, 2021년 10월의 이상고온은 인간에 의한 온실가스 증가가 없었다면 그 발생 가능성은 매우 희박했다.
또 온실가스만 증가시킨 실험에서도 수백 년에 한번 정도로 드물게 나타났다. 즉, 파리협정 목표온도를 달성해 지구온난화를 산업혁명 이전 대비 2도로 유지한다면 극단적 가을 폭염은 30~40년에 한번 발생할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앞으로 온실가스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이지 않을 경우 그 빈도가 급격히 늘어나 2060년대에는 2021년과 같은 이상고온을 격년마다 겪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