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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자의 저주' 우려에 발 뺀 하이브...4000억 거머쥔 이수만만 '방긋'

'승자의 저주' 우려에 발 뺀 하이브...4000억 거머쥔 이수만만 '방긋'
왼쪽부터 이수만 전 SM 총괄, 방시혁 하이브 의장, 이성수 SM 대표. 사진=뉴시스·SM·하이브 제공

[파이낸셜뉴스] ‘쩐의 전쟁’으로 불리던 SM엔터테인먼트 인수전이 카카오가 경영권을 갖고, 하이브는 플랫폼 협력을 하는 방향으로 마무리됐다.

하이브는 12일 입장문을 통해 "카카오와의 SM엔터 인수 경쟁 구도로 시장이 과열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고 판단했다"며 "이는 하이브 주주 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의사결정을 내렸다"고 발표했다. 이에따라 이달 말 예정된 SM엔터테인먼트 정기주총에서 하이브가 추천한 이사 후보들도 전원 사퇴하기로 하는 등 사실상 인수절차를 중단했다.

이수만 전 프로듀서와 손잡과 SM엔터테인먼트 인수를 나선 하이브 방시혁 의장이 결국 백기를 든 셈이다. 조단위의 막대한 자금을 앞세운 카카오와의 경영권 대결이 쉽지 않다고 판단, 경영권을 양보한 것으로 시장은 분석하고 있다.

이번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가장 큰 득을 본 사람은 이수만 전 프로듀서가 됐다. 이미 경영권을 뺏긴 이 전 프로듀서는 하이브에 지분을 넘기면서 프리미엄까지 챙겼고, 4000억원이 넘는 현금을 손에 거머줬다.

카카오는 당초 2000억원대 계획보다 휠씬 많은 1조 2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해 경영권을 확보해야만 했다. ‘승자의 저주’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카카오는 경영권 확보를 위해 당초 발표대로 이달 26일까지 SM 주식 공개매수(15만원)를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이미 SM 주식을 사들여 4.9%를 확보한 상태다. 이번 공개매수로 35%를 추가로 사들여 총 39.9%를 확보, 최대주주로 올라선다는 계획이다.


한편 경영권 분쟁 이후 SM 주가는 6만원에서 15만원까지 단기간 2배나 폭등했다. SM 주가는 최근 16만원을 기록했다가 지난 10일 14만7800원에서 마감하는 등 15만원 안팎을 오르내리고 있다. SM 주가는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적정 주가를 한참 웃돌고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