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2023년 6월중 금융시장 동향
銀주담대 한달새 7조원 늘어
3년 4개월來 최대폭 증가
가계대출잔액 1062.3조원 '역대 최대'
연초 고점을 찍은 뒤 한동안 내림세를 보이던 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최근 다시 상승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6월 19일 오전 경기 수원시의 한 은행에 주택담보대출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는 모습. 2023.6.19/뉴스1 /
사진은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2023.5.22/뉴스1
[파이낸셜뉴스] 기준금리가 3.50%인 '고금리' 상황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은행의 가계대출잔액이 1062조3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특히 특례보금자리론 등 정책모기지를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은 한달새 7조원 늘어 3년 4개월 만에 가장 큰 폭 증가했다.
한국은행이 긴축기조를 이어가고 있지만 정부가 부동산 시장 연착륙 및 차주 부담 완화를 위해 대출 규제를 풀고 정책금융을 늘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1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6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잔액은 전달대비 5조9000억원 늘어난 1062조3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고금리에 줄던 가계대출이 올해 4월부터 늘기 시작해 6월까지 3개월 연속 증가한 영향이다.
가계대출은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줄었다가 12월에 증가 전환한 후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감소세를 이어갔다. 그러다 4월 2조3000억원 증가한 후 5월 4조2000억원, 6월에는 5조9000억원으로 증가폭이 확대됐다.
특히 특례보금자리론 등 정책모기지를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은 6월 한달새 7조원 늘었다. 지난 4월(2조8000억원), 5월(4조2000억원) 증가한 것과 비교해 대폭 확대된 것으로, 2020년 2월(7조8000억원) 이후 3년 4개월래 가장 큰 폭 상승이다.
한국은행은 △주택구입 관련 자금수요 확대 △입주물량 증가 △전세자금대출 증가 전환 등의 영향이라고 봤다. 특히 전세자금대출은 지난 5월까지 감소세를 이어왔지만 6월에는 1000억원 증가 전환했다. 윤옥자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지난해 부진했던 주택거래량이 늘어나고 있는 게 영향을 줬다"라며 "최근 주택거래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늘어나는 게 2~3달의 시차를 주고 주담대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 1월 1만9000호에서 4월 3만4000호, 5월에는 3만7000호로 늘었다. 입주물량 또한 1월 2만2000호에서 5월 2만8000호, 6월 4만2000호까지 증가했다. 윤 차장은 "입주물량이 늘면서 가계의 자금마련 수요가 확대된 것도 주담대 증가에 작용했다"고 부연했다.
문제는 우리경제의 '약점'으로 지목되는 가계대출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중앙은행이 물가안정을 위해 긴축기조를 이어가고 있지만,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등의 영향으로 디레버리징(부채 축소)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5월에도 주택 거래량이 늘어난 점을 고려할 때 가계대출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게 한국은행 판단이다. 윤 차장은 "3~5월 늘어난 주택거래량이 부분적으로 시차를 두고 영향을 주면서 가계대출 증가압력이 있다"며 "입주물량, 전세자금 수요 등 다른 요인도 함께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6월에 비해 (대출) 증가폭이 더 늘어날지, 줄어들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감소세가 이어졌다. 지난달 기타대출은 1조1000억원 감소해 은행권 기타대출 잔액은 246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5월 따뜻한 날씨와 가정의달 소비 등으로 가계의 자금수요가 확대됐지만, 6월에는 이같은 계절적 요인이 없어지면서 감소폭이 5월(-500억원)에 비해 늘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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