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리의 우승을 기뻐하는 팬들/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이탈리아의 '가장 위험한 현상수배범 100인' 리스트에 오른 중범죄자가 11년 만에 붙잡혔다. 고향 팀인 나폴리의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 우승을 축하하다 사진이 찍히는 바람에 경찰에 덜미를 잡힌 것이다.
6일(한국시간) 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나폴리에 본부를 둔 카라비니에리 군사경찰이 나폴리의 악명 높은 '카모라 마피아'와 밀접한 인물로 알려진 빈첸초 라포르타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사법당국은 조직범죄, 사기, 탈세 혐의로 이미 유죄 판결을 받은 라포르타를 '가장 위험한 현상수배범 100인'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고, 검거에 총력을 기울여왔다.
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나폴리 거리가 SSC 나폴리의 우승을 기원하며 구단 깃발과 유니폼으로 장식돼 있다. 나폴리는 2022-23 세리에A 33라운드 우디네세와의 원정 경기에서 1-1로 비기며 33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사진=뉴시스화상
11년 동안 이탈리아 사법당국의 수사망을 피하며 도피 생활을 해온 라포르타는 최근 그리스 코르푸섬의 한 이탈리아 식당에서 보조 요리사로 일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 나폴리의 열렬한 팬이었던 그는 나폴리의 우승을 축하하다가 사법 당국에 덜미를 잡혔다.
당시 김민재가 활약한 나폴리는 2022~2023 시즌에서 33년 만에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아A 우승을 차지했다. 라포르타는 기쁜 나머지 식당 발코니로 나와 나폴리를 상징하는 하늘색 머플러를 흔들었고 이 장면은 우연히 팬들의 휴대전화 카메라에 잡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개됐다.
이탈리아 사법당국은 해당 사진을 포착하고, 이탈리아 군사경찰과 그리스 경찰이 합동으로 검거 작전을 펼쳐 지난 4일 코르푸섬에서 스쿠터를 타고 가던 라포트라를 체포했다.
이탈리아 군사경찰은 "라포르타는 나폴리가 우승하자 참을 수 없었다"며 "축구와 나폴리를 향한 열정이 그를 배신했다"고 전했다.
라포르타는 현재 그리스 경찰에 구금돼 있으며, 이탈리아에서 징역 14년 4개월 형이 확정됐지만 송환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라포르타의 변호사는 "라포르타는 그리스에서 새 가족과 새 삶을 시작했다"며 "그는 9살 아들이 있고, 심장 질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가 송환되면 가족은 파멸할 것"이라며 선처를 호소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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