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먹을 것 없었던 '리오프닝' 잔치...하반기 반등 '대전제' 어그러져

중국 부동산 연쇄 위기...금융 불안 위기 확대 유커 돌아와도...리오프닝 효과 한계 뚜렷 中 디플레이션 위기...자력구제 방안 찾아야


먹을 것 없었던 '리오프닝' 잔치...하반기 반등 '대전제' 어그러져
[베이징=AP/뉴시스]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그룹(에버그란데)이 미국 법원에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는 보도와 관련, 헝다그룹 측이 해당 보도들을 부인하며 해외 채무 구조조정을 위한 승인을 요청한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베이징의 한 광장에 있는 헝다그룹(에버그란데)의 개발 프로젝트 홍보 조형물 앞에서 건물 관리인이 청소를 하는 모습. 2023.08.18.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하반기 경제성장의 대전제였던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가 나타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우리 상품을 소비해야 할 거대 시장으로서의 중국이 충분한 회복세를 보이지 못해서다. 봉쇄를 풀고 개방 기조로 들어선 중국의 대외적인 경제 지표는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관치 기반의 중국 경제가 실업률 관련 공식 통계마저 미공개로 돌리며 우리 기대보다 더 악화된 '숨은 리스크' 까지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는 분위기다.

지난 20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서울 은행연합회관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최상목 경제수석 등과 함께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를 갖고 국내외 실물·금융 부문 모니터링을 한층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불거진 중국 부동산 부문 리스크도 도마에 올랐다.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 중 하나였던 헝다(恒大·에버그란데)가 미국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한데 이어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 가든)도 채권에 대한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몰리면서다.

먹을 것 없었던 '리오프닝' 잔치...하반기 반등 '대전제' 어그러져
중국 부동산 투자 추이 /사진=중국 통계국(NBS)
올해 중국의 부동산 투자는 리오프닝 이후에도 지속 감소 추세다.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가 깨지며 도심 아파트 공실률은 이미 2018년 20%를 넘어섰다. 1억3000만채에 이르는 수준의 버블이 꺼지기 시작한 셈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역시 지난 19일“수십 년 동안 공장, 고층 빌딩, 도로에 투자해 경제를 발전시키고 놀라운 성장을 이룬 중국의 경제 성장 모델이 깨졌다”며 중국 경제가 장기 저성장(디플레이션)까지 이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코로나 봉쇄 종식으로 우리 경제에 청신호를 드리울 것으로 예상됐지만 중국의 회복세는 기대를 한참 밑도는 수준이다. 우리 경제가 물가 2%대, 고용률 65.2%로 "선방하고 있다"는 정부의 평가를 받아냈음에도 수출은 여전히 감소세를 벗어나지 못한 이유다. 지난 7월 기준 대 중국 수출은 전년동기 대비 25.1% 감소한 99억달러로 100억달러를 밑도는 수준이다. 감소세도 연속 14개월째다.

거리두기 해제 이후 '보복소비'의 개념으로 다소 가파르게 우리 내수가 증가했던 것을 감안하면 리오프닝 직후의 개시효과도 미미하다. 리오프닝 특성상 점차 봉쇄 해제의 폭발력이 줄어들며 앞으로의 동력 역시 약화되는 것이 자연스럽다.
상저하고(상반기 침체, 하반기 개선)의 대전제가 시작부터 어그러진 셈이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경제전망팀장은 "중국 성장률이 5%를 하회할 가능성도 있다"며 "리오프닝의 효과는 분명히 있지만 우리 기대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조 팀장은 "내수 회복 위주의 흐름을 타고 있는 리오프닝이 우리 수출 회복의 핵심으로 지목하는 반도체와 다소 거리가 있다"며 "여기에 부동산 리스크가 추가로 더해진 셈으로 현 시점 수출 회복세나 중국 관광객(유커) 증가 이상의 효과를 기다리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