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오늘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서
기준금리 3.50% 동결 전망 우세
환율+가계대출 상승 걱정되지만
中 경제부진에 우리경제 '저성장' 더 우려
美 9월 금리인상시 한미 금리차 2.25%p로
1340원까지 오른 환율 추가 상승 가능성
금통위 '매파적' 발언으로 인상 가능성 열어둘 듯
지난 7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사진공동취재단, 뉴스1
[서울=뉴시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26일 (현지시간) 기준금리를 5.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지난해 3월 이후 11번째 금리 인상이다. 미국과 한국 간 기준금리 격차는 역대 최대인 2.0%p로 벌어졌다.
[파이낸셜뉴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늘(24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3.50%로 유지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1%대 초중반 저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경기에 방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국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 가계부채 증가세, 연말 3% 안팎으로 오를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할 때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발언을 이어갈 전망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현재 물가와 경기상황을 고려할 때 5회 연속 동결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대비 2.3% 올라 25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7월 6.3%까지 치솟았던 물가상승률은 꾸준히 내리다가 1년새 2%대로 둔화했다. 더디게 잡히던 근원물가상승률도 지난달 3.3%까지 둔화했다.
이런 와중에 경기는 좋지 않다. 중국발(發) 리스크가 우리 경제에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이 침체하고 청년실업률이 치솟는 등 중국 경제가 부진해 대(對)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 수출경기도 타격을 입게 됐다. 국내 민간소비와 재정지출을 통한 경제성장도 제약되면서 1% 초중반의 저성장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금통위는 지난 7월 13일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앞으로 성장세를 점검하면서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동결에 따른 부담도 만만찮다. 1068조원을 넘어선 가계대출, 미국과 금리차 확대에 따른 환율 상승은 특히 부담이다.
지난 7월중 은행 주택담보대출은 6조원 늘어 은행권 가계대출잔액은 1068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역대 최대다. 기준금리가 3.50%인 고금리에도 불구하고 '빚 내서 집 사는' 기조가 이어지는 것이다. 또 올해 2·4분기말 가계신용 잔액은 1862조8000억원으로 3달새 9조5000억원(0.5%) 늘었다. 3분기 만의 증가 전환이다.
환율도 지난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날 원·달러 환율은 1340.9원에 거래를 시작해 1339.7원에 장을 마감했다. 1270원대로 하향 안정되던 환율이 60원 이상 급격하게 오른 것이다. 미국 신용등급 강등, 추가 금리인상 등으로 인한 미국 달러화 강세 흐름을 볼 때 추가 상승할 여지도 있다.
한미간 금리차도 부담이다. 미국(5.25~5.50%)과 한국(3.50%)간 금리차는 역대 최대인 2%p다.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금리를 인상할 시 금리차는 2.25%p로 벌어져 역대 최대 기록을 다시 쓰게 된다.
국제유가 상승, 국내 공공요금 인상 등으로 인한 물가상승률 상방압력도 있다. 한국은행은 7월까지 물가상승률이 둔화하다가 8월부터 반등해 연말까지 3% 안팎을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이창용 총재는 지난 2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내년 하반기 물가상승률이 2% 중반 이하로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 금통위는 금리를 동결하되 매파적 발언을 이어갈 전망이다. 통화긴축 장기화를 시사, 시장에 확실한 메시지를 줄 것으로 보인다.
금통위는 지난 회의에서 "물가상승률이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8월 이후에는 다시 3% 내외로 높아지는 등 상당기간 목표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고 주요국 통화정책, 가계부채 흐름 등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은 대내외 정책 여건의 변화를 점검하면서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번 회의는 유상대 신임 부총재가 금통위에 합류한 후 처음으로 열리는 통화정책결정방향 결정회의다. 유 총재는 이승헌 전 부총재를 이어 지난 21일부터 임기를 시작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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