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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선로 유실물 10개 중 6개 '이것'...뭐?

휴대폰·이어폰 등 전자기기가 선로유실물 중 59% 차지
선로유실물 발생 시 승강장 위치 고객안전실 신고
승·하차 시 각별한 주의 필요

지하철 선로 유실물 10개 중 6개 '이것'...뭐?
서울의 한 지하철역 직원이 선로에 떨어진 블루투스 이어폰을 줍고 있다. 서울시 제공
[파이낸셜뉴스] 지하철에서 바쁘게 승·하차를 하다보면 열차와 승강장 사이 틈을 통해 소지품을 잃어버릴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지하철 승객들이 더 많이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품목들이 있다.

서울교통공사는 2023년 8월까지 1년간 공사에 접수된 선로유실물은 총 1276건으로, 이 중 휴대폰이 547건(43%)으로 가장 많았다고 15일 밝혔다.

이어폰 등 전자기기가 203건(16%), 지갑이 132건(10%)으로 뒤를 이었다. 휴대폰 등 전자기기가 총 59%를 차지한 것이다.

최근 지하철 승객들이 블루투스 이어폰을 착용한 채 휴대폰을 사용하며 열차를 기다리는 모습이 일상화된 가운데 열차와 승강장 사이 틈을 인지하지 못하고 열차 승·하차 도중 휴대폰 이나 이어폰을 빠트리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선로유실물은 월평균 160건 접수되고 있다. 2021년 월평균 접수 건수가 97건, 2022년 월평균 접수 건수가 144건인 것을 감안하면 해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2021년과 2022년에도 휴대폰과 블루투스 이어폰 등 전자기기는 가장 빈번하게 선로에 빠지는 유실물이었다. 휴대폰은 2021년 547건(47%), 2022년 772건(45%)을 기록했으며, 블루투스 이어폰을 비롯한 전자기기는 2021년과 2022년에 각각 126건(11%), 216건(13%)이 선로유실물로 접수됐다.

휴대폰과 이어폰은 크기가 작은 만큼 주의하지 못하면 승강장 틈 사이로 쉽게 빠질 수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열차 승·하차 시 승객 간 부딪힘이 발생하거나, 뛰는 등 급하게 승·하차를 하면 휴대폰이 손에서 떨어지거나 착용하고 있던 이어폰이 선로로 떨어지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불가피하게 선로로 물건이 떨어진 경우, 당황하지 말고 물건을 떨어뜨린 승강장 위치를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건의 종류와 승강장 위치를 함께 고객안전실로 신고하면 역 직원이 영업 종료 후 수거해 다음 날부터 인계받을 수 있다. 안전을 위해 열차 운행 시간에는 회수가 어렵다.

간혹 영업 중에도 물건을 찾아달라고 요구하는 고객들로 인해 역 직원들이 난감해지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역 직원은 “소중한 물건을 빠르게 찾고 싶은 마음은 공감하지만, 안전을 위해 열차 운행 시간 중에는 선로에 들어갈 수 없다는 점을 이해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선로 유실물을 역 직원이 친절하게 찾아줬다는 칭찬 민원도 여러 건 접수됐다. 지난 6월 고려대역 승강장에서 하차 중 휴대폰이 떨어져 난감한 상황이 펼쳐졌지만, 역 직원이 안전하게 수거한 뒤 깨끗하게 닦고 충전까지 해 돌려줬다는 감사인사가 고객의 소리를 통해 전해진 바 있다. 또 지난 4월 20일 밤 6호선 상수역에서 급하게 하차하던 중 선로에 떨어뜨린 블루투스 이어폰을 직원이 몸을 아끼지 않고 선로를 수색해 찾아줘 고마웠다는 고객의 소리도 있었다.

한편, 각 역에서 유실물이 접수되면 우선 경찰청 유실물 포털 사이트인 ‘lost112’에 등록하며, 이후 호선별로 운영 중인 유실물센터로 인계된다. 승객이 바로 찾아가지 않을 경우 일주일간 보관 후 경찰서로 이관한다.

백호 서울교통공사 사장은 “소중한 소지품을 지켜내는 동시에 발빠짐 사고 방지 등 안전하게 지하철을 이용하기 위해 마음의 여유를 갖고 승강장 틈에 주의하며 열차를 이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불가피하게 선로로 소지품이 빠졌을 경우 안전상의 조치로 영업시간 중에 찾지 못하는 점을 양해 바란다”고 말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