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대 한은 부총재, 부채비율 하락+주택시장 연착륙 전망
"거시경제 여건 보면 부채비율 줄어들 가능성 높아"
"F4 회의 통해 공조체제 유지, 한은-당국 엇박자 아냐"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가 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CBDC 활용성 테스트 추진 계획 공동 기자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10.4 [사진공동취재단]
3일 국제통화기금(IMF)이 최근 업데이트한 '세계부채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지난해 108.1%를 기록했다. 그래픽=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가 가계대출 증가세에 대해 "증가폭이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비율도 줄어들 것이라고 본다"고 5일 말했다. 가계부채 관리 과정에서 한국은행과 정책당국 간 '엇박자' 논란에 대해서는 "기관이 가진 정책수단이 다르니까 엇박자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건 아니다"라며 일축했다.
유 부총재는 이날 한국은행 출입기자단 워크샵에서 지난 4월 이후 가계대출이 늘고 있는 것과 관련 "조금 낙관적으로 보자면 완만하게 줄어들 걸로 본다"며 완만한 부채 축소를 전망했다.
그는 3·4분기 가계부채비율 전망에 대해서는 "전체적인 거시경제 여건을 봐야 한다"며 "주택시장에 대한 새로운 기대가 형성되지 않고, (현재의) 경제여건만 고려한다면 차입비용이나 경제성장 등을 봤을 때 늘어날 가능성보다는 대출 증가폭이 줄어들고 GDP 대비 비율도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명목 GDP 대비 가계부채비율은 올해 2·4분기 101.7%로 전분기(101.5%) 대비 소폭 늘었다. 가계부채비율은 지난해 1·4분기 105.1%, 2·4분기 105.2%로 상승하다 고금리 영향 등으로 3·4분기 104.8%, 4·4분기 104.5%로 하락했다. 올해 1·4분기까지 하락하던 가계부채비율은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늘어나면서 2·4분기 증가 전환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집계한 GDP 대비 가계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108.1%로 5년 전 대비 16.2% 올라 26개국 중 가장 큰 폭 상승했다.
유 부총재는 고금리에 레버리지가 늘어나는 데 대해 우려와 관련 "고금리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고정금리로 대출받지 않고 변동금리로 짧은 시간에 받아서 필요하면 언제든지 리파이낸싱을 한다"라며 "우리나라 가계부채 구조가 갖고 있는 문제라서 그렇지, 그게 특별히 더 위험한 건 아니다"라고 했다.
한국은행이 부채 축소를 보다 강조하는 반면 정책당국이 주택시장 연착륙 및 서민 대출 활성화를 유도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엇박자 논란에 대해서는 일축했다. 주택금융공사의 고정금리 정책모기지 특례보금자리론과 부동산 대출규제 완화 등 정부의 정책이 한은의 부채 축소 기조와 반대로 간다는 지적에 "엇박자는 아니다"라고 한 것이다.
그는 "지난해 부동산 시장 경착륙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했다. F4회의(기획재정부 장관·한국은행 총재·금융위원장·금융감독원장 상시협의체)가 잘 작동했고 최근 가계부채가 늘어나는 과정에서도 F4가 잘 협의하고 있다"면서 "여기서 나름대로 조치를 취하고 있고 공조도 있다"고 강조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들이 정부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등 거시건전성 정책에 쓴소리를 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가계부채가 빨리 늘어나니까 일부 위원들이 나열식으로 얘기하는 것이지, 한은 전체적인 의견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에 가계부채가 늘어나는 과정에서 기재부, 금융위, 금감원 등 각 기관이 가진 정책수단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엇박자처럼 보일 수는 있지만 그건 아니다"라며 "공조 자체는 제대로 되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정부의 주택공급 정책 등을 통해 주택가격이 반등 조짐을 보이는 데 대해서는 "매수 심리가 살아난 건 경착륙에서 연착륙으로 가면서 생기는 일시적 현상"이라며 "가계부채를 부채질하고 그런 것 같지는 않다. 주택가격에는 투자와 실수요가 섞여 있다"고 말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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