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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상에 묶고 나체로 목욕탕"..노인학대 요양원, 성폭력 방치한 그곳이었다

"침상에 묶고 나체로 목욕탕"..노인학대 요양원, 성폭력 방치한 그곳이었다
휠체어에 탄 채 침대에 묶인 노인이 벗어나려고 발버둥 치고 있다. / KBS 보도화면 갈무리

[파이낸셜뉴스] 남성 입소자가 여성 병실을 드나들며 성폭력을 일삼은 사건으로 논란이 된 한 요양병원이 이번엔 요양보호사가 입소자들을 학대한 정황이 드러났다.

지난 18일 KBS 보도에 따르면 충남도가 보령 소재 사회복지법인에 위탁해 운영 중인 도립요양병원에서 이 같은 일이 발생했다.

공개된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요양보호사가 노인이 앉은 휠체어를 밀고 오더니 침상 난간에 묶는다. 침상이 끌릴 정도로 발버둥 치던 노인은 이내 지친 듯 움직이길 포기한다.

또 다른 노인은 양팔이 침상 난간에 묶여있다. 풀려고 안간힘을 썼는지 팔에는 검은 멍이 들어있다. 이들은 취침 시간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이렇게 묶여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요양원 측은 노인들이 코에 넣은 튜브를 잡아빼는 걸 막기 위해서라는 입장이다.

"침상에 묶고 나체로 목욕탕"..노인학대 요양원, 성폭력 방치한 그곳이었다
침대에 묶여 있던 노인의 팔에 멍이 든 모습 / KBS 보도화면 갈무리

또 요양보호사들이 목욕을 시킨다며 다른 입소자가 보는데 노인 옷을 벗기거나 나체로 목욕탕을 오가게 한 모습도 포착됐다.

이 같은 피해를 당한 노인은 한 달 분량 CCTV에서만 10명이 넘게 확인됐다.

피해 노인 가족 A씨는 “도립 요양원이라 사설 요양원보다 관리 감독이 잘 될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라며 “큰 충격을 받았다”라고 매체에 토로했다.

앞서 이 요양원은 지난달에도 입소 노인 간 성폭력을 3개월 넘게 방치했다가 내부 신고로 적발됐다.


당국은 당시 나머지 입소자들을 다른 시설로 한꺼번에 전원할 곳이 마땅하지 않다며 요양원 업무정지 처분은 미뤘다.

보령시는 두 차례 현장 조사를 나가 도립요양원 종사자 50여명(조리원 등 제외)이 정서·학대 방임한 책임이 있다고 보고 종사자당 150만원~5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시 당국은 현재 충남도와 협의해 도립요양원의 처분 수위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