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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장 따님 결혼합니다"..학부모에 문자 보내 축의금까지 받았다

"교장 따님 결혼합니다"..학부모에 문자 보내 축의금까지 받았다
제주지역 모 고등학교 직원이 학부모들에게 보낸 '학교장 자녀 결혼 알림' 문자/사진=KBS

[파이낸셜뉴스] 제주의 한 고등학교 직원이 학부모들에게 교장 자녀의 결혼식 알림 문자를 보낸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11일 KBS에 따르면 지난 8일 제주의 한 고등학교 직원이 일부 학부모들에게 학교장 자녀의 결혼 피로연 내용이 담긴 문자를 보냈다.

해당 문자에는 '교장 선생님 따님 결혼 피로연이 있어서 참고로 알려드립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일시와 장소가 담겨있었고, '학교에서는 6시에 참석, 예식은 O월O일'이라는 세부적인 내용도 포함됐다.

학부모에게 자녀 결혼을 알리는 것은 공무원 행동강령에 위반되는 행위다. 제주도교육청 공무원 행동강령 25조에 따르면 경조사는 현재 근무하거나 과거에 근무한 기관의 소속 직원, 자신이 소속된 종교단체·친목 단체 등의 회원 등에 한해 제한적으로만 알릴 수 있다. 학부모는 학교장의 직무관련자로 분류돼 경조사 통지나 경조금품 수수가 엄격히 제한된다.

하지만 이 같은 문자를 받은 학부모들은 불쾌하지만 축의금을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 학부모는 KBS와의 인터뷰에서 "요즘 같은 시대에 이런 문자를 보내다니 화가 난다"면서도 "학부모이기에 무시할 수도 없고 곤란하다. 다른 학부모가 부조한다고 하니 억지로 5만원을 보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학부모 역시 "학교 직원에게 이런 문자 불쾌하니 다시는 보내지 말라고 화를 냈다"면서도 "모두가 하는 분위기여서 5만원을 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학교 측은 KBS와의 통화에서 "학부모 운영위원 5명에게만 발송한 것"이라며 "회의 때 교장 선생님 자녀 결혼 소식을 알게 됐고 운영위원들이 알려달라고 해서 단순하게 전달했다"고 해명했다.


해당 학교 교장 또한 "(해당 직원으로부터) 운영위원들이 학교에 일이 있으면 알려달라고 해서 전달한 것으로 들었다"며 "학교장 명의로는 보낼 수 없고 학교에서는 친목회장을 통해서 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해당 학교장 자녀의 결혼식 관련한 문자를 받았다는 학부모는 5명보다 더 많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확한 조사를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도교육청 측은 "운영위원도 학부모기 때문에 결혼 문자를 보낸 것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하며 "감사관실을 통해 조사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