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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카라에 600만원 탕진"…도박 중독에 취약한 중3~고1 남학생

서울경찰청-도박 치유기관 공동세미나
기관에 넘겨진 도박 중독 청소년 97% 남자
연령은 중3~고1(16~17세)이 68.4%

"바카라에 600만원 탕진"…도박 중독에 취약한 중3~고1 남학생
14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4월 6일 서울경찰청과 예방치유원 간 업무협약이 체결된 후 올해 10월까지 도박 중독 청소년 총 76명이 넘겨졌다. 이들의 연령은 중3(16세)이 29명으로 38.2%, 고1(17세)이 23명으로 30.3%에 달해 특정 연령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였다. /자료=서울경찰청 제공


"바카라에 600만원 탕진"…도박 중독에 취약한 중3~고1 남학생
14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4월 6일 서울경찰청과 예방치유원 간 업무협약이 체결된 후 올해 10월까지 도박 중독 청소년 총 76명이 넘겨졌다. 이들이 한 도박의 종류는 바카라 및 달팽이게임이 65.8%로 1위를 차지했다. /자료=서울경찰청 제공
[파이낸셜뉴스] 서울경찰청이 도박 중독 치유 기관으로 넘긴 청소년을 분석한 결과 중학교 3학년~고등학교 1학년 남학생이 도박에 빠지는 경향성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경찰청과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예방치유원)은 도박 중독 청소년에 대한 종합적인 분석을 공유하는 공동 세미나를 14일 오후 개최한다.

지난해 4월 6일 서울경찰청과 예방치유원 간 업무협약이 체결된 후 올해 10월까지 도박 중독 청소년 총 76명이 넘겨졌다. 이들 가운데 남자 청소년이 74명으로 전체 97.4%를 차지했다. 연령은 중3(16세)~고1(17세)가 52명으로 68.4%에 달해 특정 연령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였다.

연계 청소년 76명 모두 사이버 상 온라인도박을 했다. 이 가운데 '바카라'·'달팽이 게임' 등을 한 경우가 65.8%에 이르렀다. 바카라는 카드를 배부해 합이 '9'에 가까운 쪽이 승리하는 게임이며 달팽이 게임은 달팽이 경주를 통해 1등 달팽이를 맞추는 게임이다. 단시간에 승부가 나서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다음으로 인기있는 도박 종류는 불법 스포츠 토토(21.1%)였다.

같은 기간 서울경찰청에서 검거한 도박 청소년 총 38명에 대한 분석결과도 이와 유사하다. 검거된 도박 청소년은 △성별은 남자가 92.1%(35명) △연령은 중3(16세)~고1(17세)가 58%(22명) △도박유형도 바카라 등 온라인 카지노가 81.6%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연계 청소년들이 도박에 처음 접하는 유인경로에 대해서는 친구 등 지인 소개가 55.3%(42명), 용돈벌이 25%(19명), 호기심 13.2%(10명), 도박광고 6.6%(5명) 등을 통해 처음 접하게 된 것으로 분석됐다.

또 연계한 76명 중 82%인 62명이 실제 치유 프로그램에 참여했으며, 이들은 현재까지 재범이 없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바카라 게임을 접한 뒤 20일간 600만원을 탕진한 A군, 토토·바카라로 800만원을 날린 B군 등도 예치원에 연계돼 치유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이들은 도박의 무서움을 알게 되는 등 치료 상담시간이 매우 유익했다고 반응했다.

다만 14명은 대상자 거부 등 다양한 이유로 치유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서울경찰청과 예방치유원은 기존에 성별·학년에 상관없이 진행하던 학교전담경찰관(SPO)의 예방활동도 보다 구체화된 대상을 타깃팅해 예방활동을 집중전개하기로 했다. 청소년도박예방교육 자료도 분석결과를 고려해 제작하기로 했다.

경찰은 청소년 도박이 대부분 온라인 상에서 이뤄지는 점을 고려해 SPO와 사이버 수사팀 간의 공조를 강화하고 SPO의 온라인 도박과 관련한 대응역량 강화를 위해 예방치유원 등 전문기관 교육도 강화할 방침이다. 청소년이 직접 예방치유원을 찾아오지 않아도 청소년의 거주지역으로 출장 교육이 가능하도록 시스템도 개선하기로 협의했다.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은 "경찰은 분석내용을 고려해 집중적인 단속과 예방활동을 전개할 방침"이라며 "근본적인 재발방지를 위해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 등 전문기관과 협력해 중독학생에 대한 치료와 상담이 적시에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