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매춘 발언은 무죄
法, 학문의 자유 지적
'정대협이 위안부에 허위 진술 교육' 발언만 유죄
대학 강의 중 '위안부는 자발적 매춘'이라고 언급해 명예훼손 혐의를 받는 류석춘 전 연세대 교수가 24일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하버드대학 교수가 들려주는 위안부 문제의 진실' 서적을 든 채 출석하고 있다. 책에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위안소 여성 대부분은 급여를 받는 매춘부였으며 위안소와 체결한 약정은 계약에 따른 것이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강의 중 일본군 위안부를 '매춘의 일종'이라고 발언해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류석춘 전 연세대 교수(68)가 일부 무죄를 인정받아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4단독(정금영 판사)은 24일 오전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교수에 대해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류 전 교수가 연세대 사회학과 강의 과정에서 말한 '위안부가 매춘의 일종'이라는 취지의 발언에 대해선 학문과 교수의 자유를 들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해당 발언은 통념에 어긋나고 비유도 부적절하다"면서도 "그러나 강의 내용 전체를 볼 때 학문적 연구결과의 전달이나 학문적 과정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볼수 없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개개인을 특정한 것이 아니라 조선인 일본군 위안부 전체에 관한 일반적 추상적 표현에 해당한다"며 "대학 강의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토론의 과정에서 피고인이 개인적으로 밝힌 견해나 평가로 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現 정의기억연대)이 위안부 피해자에게 일본군에 강제동원당한 것처럼 허위 증언하라고 했다는 발언에 대해선 유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류 전 교수가 해당 발언과 관련한 객관적인 자료는 제출하지 못했다며 발언 내용이 허위 사실이라고 봤다.
그러나 정대협의 핵심 간부가 통합진보당(통진당)의 핵심 간부이며, 북한과 연계돼 북한을 추종하고 있다는 발언에 대해선 무죄를 인정했다. 정대협 주요 간부 가운데 방용승·최진미 정대협 이사 등이 통진당 당원 등으로 활동한 바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또 북한을 추종하고 있다는 발언에 대해선 허위사실 적시라기보다는 피해자의 의견 표명 내지 평가에 불과하다고 판단했다.
류 전 교수는 이날 "오늘 재판부가 무죄를 선고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일제강점기와 관련해 그동안 알던 것과 다른 내용을 얘기하면 '나쁜 놈'이라고들 하는데 불편하더라도 진실은 진실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의기억연대는 입장문을 통해 "반인권적, 반역사적 판결에 강력한 유감을 표명한다"며 "국제사회가 공히 인정하고 있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실체적 진실을 재판부는 부인하는 것인가"라고 반발했다.
이어 "학문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는 인간의 존엄이라는 근본적 가치에 결코 우선할 수 없다"며 검찰에 항소할 것을 호소했다.
류 전 교수는 지난 2019년 9월 19일 연세대 사회학과 강의를 하면서 '위안부가 매춘의 일종'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해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정대협에 대해 '정대협이 일본군에 강제 동원당한 것처럼 증언하도록 위안부 할머니들을 교육했다' 등으로 발언해 명예를 훼손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앞선 공판에서 류 전 교수에게 징역 1년6개월을 구형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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