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부산은행. 사진=연합뉴스
DGB대구은행 본점. 사진=뉴시스
JB금융그룹 본사. 사진=JB금융그룹 제공
[파이낸셜뉴스] 지역경제와 부동산 경기 부진이 이어지면서 지방은행들의 자산 건전성 악화가 계속되고 있다. 5대 시중은행보다 상환 능력이 취약한 차주가 많은 데다 지역 건설경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어서다.
지방은행들은 '지역 대표 금융기관'이라는 정체성을 지키면서도 수익원 다각화라는 난제를 안고 있다. 당장은 부실채권 상각·매각을 통해 자산건전성 지표를 관리하고, 중장기적으로는 대출 포트폴리오를 조정해 수익성을 높일 계획이다.
■부실채권 털었지만...지방은행 연체율·고정이하여신비율↑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5개 지방은행(부산·경남·대구·광주·전북)의 자산 건전성 지표가 일제히 악화됐다. BNK부산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42%로 2022년말(0.29%)에 비해 0.13%p 올랐다. 대출금 연체기간이 3개월 이상인 부실채권이 전체 대출채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많아진 것이다.
지난해 말 DGB대구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65%로 1년 전(0.60%)에 비해 0.05%p 올랐다. 특히 부실채권을 회계상 손실처리하는 상각, 타 금융사 등에 싼 값으로 파는 매각을 하기 전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87%에 달했다.
JB전북은행의 경우 고정이하여신비율은 2022년말 0.57%에서 0.76%로, 광주은행은 0.29%에서 0.49%로 올랐다. 연체기간이 3개월은 안 됐지만 원리금 회수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 '요주의' 이하 여신비율은 전북은행이 2.49%, 광주은행이 1.02%까지 높아졌다.
대출 연체율도 상승세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지난해말 연체율은 0.48%, 0.34%로 전년대비 각각 0.22%p, 0.04%p 올랐다. 대구은행 연체율은 2022년말 0.43%에서 0.61%로 상승했다. 광주은행은 0.61%로 전년동기대비 0.28%p 올랐고, 전북은행은 연체율이 1.09%로 1%를 넘어섰다.
지방은행들도 부실채권 상각·매각, 대손충당금 적립으로 자산 건전성을 관리하고 있다. 대구은행은 △1·4분기 752억원 △2·4분기 998억원 △3·4분기 1014억원 △4·4분기 1253억원을 상·매각했다. 4·4분기만 놓고 봐도 2022년 245억원에서 2023년 1253억원으로 411% 늘었다.
대손충당금도 대폭 늘리고 있다. 부산은행의 충당금 전입액은 2022년 1743억원에서 지난해 4000억원으로, 경남은행은 같은기간 1657억원에서 2194억원으로 충당금을 각각 늘렸다.
■中企·임대업 쏠린 대출 포트폴리오…핀테크·전국으로 '영토확장'
문제는 지방은행들의 대출 포트폴리오에서 중소기업대출 비중이 높은 데다 이마저도 생산성이 낮은 업종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 지역경제 저성장이 길어질 경우 '체력전'에서 살아남지 못한 중소기업들의 대출 상환능력이 떨어지고, 은행의 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전북은행의 경우 원화대출 52.2%가 중소기업으로, 기업대출 중 부동산·임대업이 45.4%, 도소매업이 9.7%를 차지했다. 현재 취약업종으로 꼽히는 건설업 비중은 4.9%였다. 광주은행은 전체 대출 중 중소기업 대출이 56.6%로 이 중 부동산·임대업(41.3%)과 건설업(8.2%)이 절반을 차지했다.
이에 지방은행들은 일단 부실채권 상매각과 대손충당금 적립을 통해 건전성 지표를 관리하고, 중·장기적으로는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계획이다. 한 지방금융지주 관계자는 "지난해 도소매업, 부동산 임대업종의 기업대출 연체율이 올라 은행 대출 연체율이 상승했다"라며 "3개월 이상 연체는 빨리 경매를 통해 회수하고, 담보여력·상환능력이 있는 경우 추가 대출을 해줘서 연체율을 관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방은행들은 중·장기적으로는 핀테크와의 결합, 지주 자회사와의 시너지 효과 등을 통해 수익원을 넓힐 계획이다.
BNK금융지주는 당장 자본비율을 높여 주주환원을 제고하는 한편, 중·장기적으로는 NPL전문회사, 부동산 신탁회사 등 은행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자회사 설립을 검토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DGB대구은행은 '핀테크 상생은행'을 표방하고 시중은행 전환에 서두르고 있다.
JB금융지주 계열 은행들은 각각 핀테크 업체와의 지분투자 및 업무협약, 인터넷전문은행과 공동대출을 통해 신(新)사업을 찾는 중이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경제성장률 격차가 커지는 와중에 지방은행의 애로사항도 있다. 이병윤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방은행이 고유의 역할에만 집중하기 어렵기 때문에 수도권에도 진출하고 핀테크와 협업 등 다른 생존방식을 찾아야 한다"며 "시중은행으로 전환하면 조달금리 등에서 유리해질 수 있기 때문에 대구은행의 사례를 마중물 삼·아 시중은행 전환에도 도전해볼 수 있다"고 봤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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