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교수 해봐서 알아…2000명 증원, 꿈 같은 이야기"
"범사회적 의료개혁협의회 있어야…점진적 증원 필요"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2020년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진료를 마치고 나오는 모습/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서울대 의과대학 출신인 안철수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은 27일 정부가 내년 의대 정원을 2000명 늘리면 '의료 파탄'이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증원 규모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안 위원장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지금 휴학한 학생들이 군대에 가면 내년에 인턴이 없어지고, 나중에 군의관과 공보의도 없어진다"며 "그 사람들이 돌아오면 2000명이 아니고 4000명을 교육해야 한다. 완전 의료 파탄이 일어나는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증원 숫자가 서울은 0명이고 지방에 이렇게 많은데, 새로 2000명 신입생을 뽑고, 새로 의대 교수를 1000명 뽑는다고 해도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나도 의대 교수를 해봐서 알지만 10년 정도가 걸려야 제대로 학생을 가르칠 수 있는 교수가 된다"며 "(2000명을 증원해 교육하는 건) 불가능한 이야기, 꿈같은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내년부터 시작하는 건 오히려 (좋지 않고), 그다음 해부터 (증원을) 시작하는 게 옳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가 필수 의료 수가 인상 등을 해도 2000명 증원을 재검토하지 않으면 의사들 입장은 변하지 않는 것이냐'는 질문에 "나는 그럴 거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안 위원장은 "대한민국 의료는 세 가지 문제를 풀어야 한다. 필수 의료 의사가 모자라고, 의사 과학자가 모자라고, 지방 의료가 낙후돼있다"며 "이걸 해결하기 위해 정책을 바꾸고 투자하고 나서도 부족한 의사 수가 있다면 범사회적 의료개혁협의회 같은 걸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협의회에서) 3∼6개월 내로 (적절한 증원) 숫자를 만들 수 있다"며 "그 숫자를 가지고 점진적으로 증원하자는 게 의사들과 나의 공통적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정부가 2000명 증원 계획에서 후퇴하면 입시생·학부모 등 혼란이 우려된다'는 지적에 안 위원장은 "대통령이 그 전에 '국민은 다 옳다, 민심이 하는 말씀을 따라야 한다, 국민이 피해 보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하지 않았냐"며 "원칙으로 돌아가는 게 맞다"고 말했다.
또 의료 개혁에 대한 한동훈 총괄선대위원장의 입장에 대해 "나와 맥락이 같다. 당 전체 분위기가 그렇다"며 2000명 증원을 고집하지 말고 대화로 풀어야 한다는 게 여당 입장이라고 전했다.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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