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S 휘어지는 QLED 디스플레이 개발
ETRI 입체감 느낄 수 있는 LED 개발
[파이낸셜뉴스] LED 디스플레이가 단순히 보는 기능을 넘어서 만져지고 늘어나, 고화질 기술 경쟁에서 다기능 기술 경쟁으로 변화하고 있다. 국내 연구진이 폴더블과 롤러블을 넘어 새로운 폼팩터인 고무처럼 늘어나는 QLED 디스플레이를 개발했다. 또 다른 연구진은 LED 평면을 화면의 색에 따라 볼로 튀어나와 입체감을 느낄 수 있게 만들었다.
이 새로운 형태의 디스플레이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발전의 트렌드를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자동차 내부 일정한 곡면이 아닌 다양한 표면에도 장착할 수 있으며, 시각장애인도 화면의 움직임을 손으로 느끼면서 감상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IBS 연구진이 개발한 스트레처블 QLED는 잡아 늘리고 휘어도 화질이 그대로다. IBS 제공
■20인치 화면이 30인치까지
21일 기초과학연구원(IBS)에 따르면, IBS 나노입자 연구단 김대형 부연구단장과 현택환 단장, 울산과학기술원(UNIST) 최문기 교수,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양지웅 교수팀이 1.5배 늘려도 화질이 그대로인 세계 최고 성능의 스트레처블 QLED를 개발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QLED 부품은 화면을 잡아 늘려도 화질이 떨어지지 않게 만들었다. 연구진은 "이 부품으로 20인치의 QLED TV를 만든다면, 30인치 크기까지 잡아당겨도 동일한 발광 성능을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퀀텀닷을 발광물질로 활용하는 새로운 신축성 발광층을 고안했다. 우선 연구진은 적색(R), 녹색(G), 청색(B)의 퀀텀닷과 탄성을 가진 고분자, 정공 전달 소재를 균일하게 섞은 용액을 제작했다. 이후, 이 용액을 스핀 코팅 기술을 이용해 40nm 두께의 균일한 발광층으로 만들었다.
이 QLED 부품의 최고 밝기는 1만5170니트(nits), 구동 전압은 6.2V다. 2022년 미국 스탠퍼드대가 개발한 것보다 2배 이상 밝다.
김대형 부연구단장은 "자동차 내부 곡면 디스플레이 등 플렉서블이나 폴더블 폼팩터로는 구현이 어려운 곳에 이 기술이 적용돼 자유 형상 디스플레이 시대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TRI 연구진이 개발한 입체화 촉각 디스플레이(왼쪽)와 이를 사용한 LED 기판(오른쪽)은 부드러운 정도를 조절할 수 있다. ETRI 제공
■
'살아 움직이듯' 햅틱의 진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윤성률 탠저블인터페이스창의연구실장팀이 LED 표면에서 입체 형상과 질감 재현이 가능한 촉각 디스플레이를 개발했다.
이 LED 디스플레이는 필름 아래쪽에 공기압을 가하면 빛으로 가열된 정도에 따라 필름이 부풀어 올라 사람이 만질 수 있는 입체 형상이 만들어진다.
LED에서 나오는 빛의 세기에 따라 0.1㎜ 단위로 정밀하게 제어된다. 직경 4㎜의 부품에서 입체 형상의 높이가 최대 1.4㎜까지 만들어냈다.
이는 일반 점자 디스플레이의 약 2배다.
황인욱 박사는 "이 기술은 각 셀의 높낮이와 탄성을 자유자재로 제어해 실제와 흡사한 입체적 지형과 질감까지 표현할 수 있다"며 "기존 점자형 촉각 디스플레이는 높이 조절이 불가능해 점자나 단순한 도형만 표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 기술로 시각장애인을 위한 고차원의 입체적 정보전달은 물론 차량에서의 가변 사용자인터페이스(UI), 만지고 교감하는 입체통화, 교육용 실물 모델 등 실감나는 촉각 인터랙션 구현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