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도시4' 포스터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범죄도시4'가 개봉 9일째 600만 관객을 돌파했다. 범죄도시4는 마석도(마동석 분)가 필리핀에 거점을 두고 대규모 온라인 불법 도박 조직을 운영하는 백창기(김무열 분) 등 범죄자를 응징하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영화가 인기를 끌면서 모티브가 된 실제 사건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영화보다 더 악랄해 국민적 공분을 산 이른바 '파타야 살인사건'이다.
파타야의 비극은 지난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폭력조직원 김모씨(40)는 지난 2015년 3월부터 태국 방콕에서 여러 도박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었다. 그러다 도박사이트를 통합 관리하는 시스템이 있다면 소수의 직원만 고용하고도 막대한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에 지인을 통해 프로그래머 임모씨(사망 당시 25세)를 소개받았다. 김씨는 월 600만원을 주고 불법 도박사이트 통합관리시스템 개발을 임씨에게 맡겼다.
문제가 커지게 된 것은 임씨가 태국으로 입국하게 되면서다. 김씨는 지난 2015년 9월 시스템 개발이 늦어지자 "원활한 소통을 위해 합숙을 하자"며 임씨와 웹디자이너 A씨를 태국 방콕 사무실로 불렀다. 김씨는 비행기 티켓과 체류 비용 지원 등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수익도 모자라 해외 근무까지 기대감에 부풀었던 임씨의 꿈은 태국 땅에 발을 내딛는 순간 무참히 깨졌다. 김씨는 "개발이 여전히 느리다"며 임씨를 매일 밤낮없이 폭행했다. 주먹질하고 발로 걷어차는 건 예삿일이고, 라이터로 머리를 찍어 두피가 찢어질 지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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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씨가 가만히 있었던 건 아니었다. 지난 2015년 10월 A씨와 함께 탈출을 시도했다. 그러나 이들은 출국 전 공항에서 김씨 일당에 붙잡혔다. 이후 A씨는 재차 탈출을 시도해 결국 성공했지만 임씨는 그렇지 못했다. 김씨는 A씨의 도피로 발각될 것을 우려해 사무실을 방콕에 있던 같은 조직원인 공범 윤모씨 주거지로 옮겼다. 이 과정에서 이동하는 차안에서 김씨는 임씨를 구타했고 다음날 새벽 피해자가 의식을 찾지 못하자 차 안에 그대로 방치했다. 임씨는 지난 2015년 11월 21일 오후 차량 뒷좌석에서 사망한 상태로 발견됐다.
김씨는 사건 직후 피해자 살해 혐의를 공범인 윤모씨에게 넘긴 뒤 도주했다. 도주극은 3년 동안 이어졌지만 베트남에서 체포되면서 끝이 났다.
지난 2018년 4월에는 국내로 송환됐다.
대법원은 지난해 11월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기소된 이 사건 주범인 김모씨에게 징역 17년과 10년 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아울러 지난 16일 같은 혐의로 기소된 윤씨에게도 징역 14년을 선고하고 10년 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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