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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과 공기로 전기를 만든다

POSTECH 강병우 교수팀, 전고체 나트륨-공기 배터리 개발
배터리 효율 떨어뜨리는 '탄산염' 역 이용해 성능 향상

금속과 공기로 전기를 만든다
배터리. 게티이미지 제공


[파이낸셜뉴스] 포항공과대(POSTECH) 신소재공학부·친환경소재대학원 강병우 교수팀이 배터리 에너지 효율을 떨어뜨리는 탄산염을 잘 활용해 특별한 장비 없이도 고에너지·고효율의 전고체 나트륨-공기 배터리를 개발했다. 이 배터리는 다른 금속-공기 배터리보다 3.4V의 더 높은 방전 전위로 인해 높은 에너지 밀도를 보였으며, 100사이클에 걸쳐 0.1㎃㎠에서 86%이상의 에너지 효율을 달성했다 .

12일 POSTECH에 따르면, 차세대 고용량 배터리로 알려진 '금속-공기 배터리'는 지구상에 풍부한 산소와 금속으로 전력을 만드는 배터리다.

금속-공기 배터리는 금속과 산소가 반응하는 과정에서 대기 중 이산화탄소와 수증기로 인해 탄산염이 형성되는데, 이 탄산염은 배터리 에너지 효율을 떨어뜨리는 골칫덩이다. 때문에 정제된 산소를 사용하거나 대기 중 산소만 선별해서 활용할 수 있는 산소 투과막 등 추가 장비가 별도로 필요하다.

연구진은 천덕꾸러기였던 탄산염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나트륨계 산화물 '나시콘'을 사용했다. 나트륨과 지르코늄(Zr) 등 여러 원소로 구성된 나시콘은 고체 상태에서 이온을 이동시키는 고체 전해질로 전기화학적·화학적으로 매우 안정적이다. 이 나시콘 고체전해질을 사용해 나트륨 금속이 있는 전극을 공기로부터 보호하고, 배터리가 작동할때 형성되는 탄산염이 분해되는 것을 촉진했다.

그 결과, 탄산염의 가역적인 전기화학 반응을 통해 배터리의 에너지밀도가 증가했다. 또 배터리를 충방전할 때 발생하는 전압 차이가 크게 줄어 에너지 효율까지 끌어올렸다. 뿐만아니라 나트륨 이온을 전극 내부로 빠르게 전달해 전기를 출력하는 성능까지 향상됐다.

결국, 산소를 선별하는 별도 장치 없이 금속과 공기만으로 배터리를 구동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강병우 교수는 "차세대 고에너지 금속-공기 배터리의 고질적 문제였던 탄산염 활용법을 찾았다"며, "대기 중에서 안정하고, 넓은 전압 범위를 가진 고체 전해질 기반 배터리 플랫폼으로 차세대 전고체 금속-공기 배터리 분야를 이끌어가겠다"는 말했다.

한편, 강 교수는 박희택 박사(현 한국전기연구원 차세대전지연구센터)과 함께 이번에 개발한 나트륨-공기 배터리를 국제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