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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 돈이 없어요"…사직 전공의, 생활고 호소해 600만원 뜯어냈다

20대 사직 전공의, 병원·전공 속여 후원금 챙겨

"선배, 돈이 없어요"…사직 전공의, 생활고 호소해 600만원 뜯어냈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전공의 집단사직 사태 이후 생활고를 호소하는 사직 전공의가 늘고 있는 가운데, 부산 지역의 한 사직 전공의가 생활고를 호소하며 선배 의사들에게 600만원에 달하는 후원금을 받아 빼돌린 사실이 드러났다. 피해를 본 선배 의사 일부는 경찰 고발에 나선 상황이다.

지난 29일 의사 면허 인증을 받아야만 가입할 수 있는 의사 커뮤니티에는 지난 2월까지 부산 지역 모 대학병원 재활의학과 4년 차 전공의로 근무했던 A씨가 사과문을 올렸다. A씨는 이달 초부터 커뮤니티를 통해 선배 의사들에게 생활고를 호소하며 후원금을 요청하는 메세지를 보내왔다.

이 과정에서 A씨는 본인이 재직했던 병원과 전공과가 아닌 전문의들에게 같은 병원, 같은 과 후배인 것처럼 자신을 소개했다. 이같은 수법으로 A씨는 선배 의사들에게 적게는 10만~20만원에서 많게는 50만원씩 후원금을 받았으며 총 605만원을 챙겼다.

하지만 이후 A씨를 수상하게 여긴 한 의사가 같은 커뮤니티에 의혹을 제기한 글을 올리며 논란이 일었다. 이에 A씨는 사과문을 게재하며 "후원금 605만원 중 215만원을 당사자들에게 돌려줬다"고 사과했다. 이어 "나머지 금액 등은 후원자가 특정되지 않아 찾고 있다"며 "후원자가 반환을 거부한 금액에 대해서는 의사협회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A씨는 "단순히 같은 과 전공이라고 하면 전문의(선배 의사)가 후원해줄 것 같아 사칭하게 됐다"며 "피해 복구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향후 수사기관의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전했다.


피해자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피해를 본 일부 의사들은 경찰 고발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의사 인증을 마친 누리꾼들은 "신원이 특정됐는데 간도 크다" "호의를 나쁘게 받아들이네" "꼭 빨간 줄 그어지길" "의사 면허 박탈해야 한다" "겨우 600이 궁해서 범죄를 저지르냐" 등의 반응을 보이며 비난했다.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