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송가 음량 줄여달라 부탁받자 욕설
2시간 30분간 소동부린 끝에 경찰 출동
아내가 출동 경찰 폭행해 함께 검거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장례식장에서 큰 소리로 찬송가를 틀고 소란을 피운 뒤 경찰이 출동하자 폭행한 사실혼 부부가 각각 실형의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형사6단독(지충현 판사)은 지난달 22일 장례식 방해, 특수재물손괴 등 혐의로 기소된 사실혼 부부 A씨(61)와 B씨(56)에 대해 각각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A씨와 B씨는 사실혼 관계에 있는 부부지간으로 지난해 10월 13일 오후 5시31분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장례식장에서 A씨 숙부의 장례식에 참석해 난동을 부린 혐의를 받는다.
당시 A씨는 휴대폰을 이용해 큰 소리로 찬송가를 틀고 이에 상주 및 조문객이 음량을 줄여달라고 부탁하자 욕설을 하며 소란을 피운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내 작은아버지 상에 와서 찬송가를 트는데 무슨 상관이냐"라며 고함을 지르고 조카 등 친척들에게 "싸가지 없는 XX야", "작은아버지한테 인사도 안하냐"라고 말하며 시비를 거는 등 소란을 피웠다. 상주 및 장례식장 보안요원이 수차례 나가달라고 요구하자 "나는 돌아가신분 조카다"라고 말하며 이에 응하지 않았다. 그는 2시간 32분여에 걸쳐 장례식을 방해하다 끝내 보안요원의 112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공무원에 의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A씨의 아내 B씨는 출동한 경찰에게 달려들어 손으로 몸을 밀치고, 손을 뻗어 경찰 조끼에 있던 테이저건과 삼단봉을 잡아채는 등으로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이어 공무집행방해 현행범으로 체포돼 호송되면서 또 다른 경찰의 복부를 발로 1회 걷어차 폭행했으며, 순찰차에 타게 되자 손목에 찬 수갑으로 뒷좌석 왼쪽 창문을 수차례 내리쳐 수리비가 들 정도로 손상한 혐의도 받는다.
A씨에게는 앞서 지난해 6월 펜치로 편의점 플라스틱 테이블을 수차례 내리쳐 깨뜨린 혐의도 추가로 제기됐다. 그는 3개월 뒤인 지난해 9월 또다른 편의점에서 술에 취해 점원에게 욕설을 하며 카운터에 자신이 먹고 있던 컵라면을 쏟아 업무를 방해하기도 했다.
A씨는 업무방해죄로 인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포함해 10회 넘게 처벌받은 전력이 있었다. B씨는 공무집행방해죄로 처벌받은 적은 없지만, 폭력범죄로 인한 징역형을 포함해 7차례 처벌받은 전력이 있었다.
이번 범행 또한 폭력죄로 징역형의 가석방 기간을 경과한 뒤 누범기간 중에 범한 것이었다.
재판부는 "장례식의 상주인 피해자가 피고인 A씨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혔고 이 법원에 피고인들의 선처를 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며 정상을 참작했다.
아울러 "B씨의 범행은 A씨 숙부의 장례식에 A씨와 함께 방문했다가 소란으로 퇴거 요청을 받는 과정에서 일어난 것"이라며 "탄원서는 두 피고인 모두에 대해 참작할 사유가 된다"고 판단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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