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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일 MBK 부회장 "고려아연, 낡은 거버넌스 개혁해야"[fn마켓워치]

주주서한 발송..장·최氏로부터 독립해야
이사회 전면 개편..손해회복 조치 요구
최윤범 회장, 1대주주로부터 신임 못받아

김광일 MBK 부회장 "고려아연, 낡은 거버넌스 개혁해야"[fn마켓워치]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이 서울시 소공동 소재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강구귀 기자

[파이낸셜뉴스]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한국기업투자홀딩스 대표)이 고려아연의 오래되고 낡은 기업지배구조(거버넌스) 개혁을 주장했다. 75년된 장씨 가문과 최씨 가문의 동업체제로부터 고려아연의 독립이 필요하다는 선언이다.

오는 23일 임시 주주총회를 앞두고 표 모으기에 들어간 행보로 풀이된다. 현재 MBK파트너스-영풍은 고려아연 지분의 40.97%(의결권 46.7%)를 확보해 지분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과반에는 미치지 못한다.

9일 MBK파트너스에 따르면 김 부회장은 전날 주주서한을 통해 "아무리 좋은 계획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제대로 실행해 나가려면 기업의 의사결정과 집행구조, 즉 기업지배구조가 바르게 확립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고려아연이 추진하고 있는 트로이카 드라이브(전기차배터리 소재, 자원순환, 신재생에너지)는 비철금속 제련업은 물론 자원순환과 전기차배터리소재 분야에서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성공하기 위하여 필요한 전략"이라며 "트로이카 드라이브를 성공적으로 추진해 고려아연의 전환을 완수하는 경우, 오늘 현재 고려아연이 창출하는 매출, 이익, 주주가치는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발언 후 거버넌스를 강조했다.

이날 최 회장은 MBK파트너스 측이 자신의 경영이 방만한 경영이라고 공격하지만 '트로이카 드라이브'는 계속 진행한다고 하는 것은 모순이 많다고 지적한 바 있다.

김 부회장은 고려아연의 성장을 위한 제약요인으로 장씨 가문과 최씨 가문을 언급했다. 1대 주주와 2 대 주주를 대표하는 두 가문은 고려아연의 경영으로부터 한 발짝씩 물러나서 이사회의 구성원으로 참여하고, 전문경영진에 의하여 회사가 잘 운영될 수 있도록 감독하는 일로 그 역할을 변경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고려아연 이사회의 전면 개편도 주문했다. 현재 이사회가 최 회장의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고려아연과 주주들에게 피해를 입혔다는 주장이다. 3조원 규모 자기주식 공개매수, 2조5000억원 규모 일반공모 유상증자 시도를 증거로 제시했다.

최 회장의 여러 의혹들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 손해회복 등 조치를 요구했다. 1조원이 넘는 자금이 관련된 투자건들에 대한 의혹을 묻어두는 것은 올바른 선택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최 회장이 1대주주로부터 신임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회사의 1대 주주로부터 신임을 받지 못하는 CEO(최고경영자)를 둔 기업은 경영이 안정될 수 없고 정상적인 경영을 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김 부회장은 "집중투표제에 의한 이사선임의 건은 이번 임시주주총회에 상정되서는 안된다. 현시점에서 집중투표제의 도입은 고려아연 이사회의 개편을 부당하게 지연시키는 효과 밖에 없다"며 "이사회 개편의 지연은 2대주주측 최 회장과 분쟁이 더 오래 지속되는 결과가 될 것이다. 고려아연과 주주들에게 피해가 돌아간다. 집중표제 도입 전이라도 분리 선출되는 감사위원인 사외이사 후보자는 일반주주들이 추천하는 후보자 중에서 선정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MBK파트너스-영풍이 제안한 이사 후보 14인 중 12인은 사외이사 후보다. 전임 금융감독원 원장, 전임 금융위원회 비상임위원, 제련산업 전문가인 포스코대학 석좌교수, 전기차관련 신사업 전문가인 전임 포항제철 임원, 기업거버넌스개혁의 전문가인 법조인, 한국기업을 공작기계제조업 글로벌리더로 성장시킨 경험이 있는 산업전문가, 법원과 검찰에서 지적재산권 보호와 ESG 관련 분야에 필요한 경험을 쌓은 전문법조인들, 국세청과 정부기관에서 공공성의 높은 가치기준에 부합한 업무실행경험과 역량을 쌓은 전직 고위공무원들, 다양성과 공익성에 대한 경험과 역량을 갖춘 전문가로 구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김 부회장은 "우리가 변화를 주저하며, 고쳐야 할 부분이 있음에도 애써 외면하고 현재의 귀중한 시간들을 보내고 나면, 고려아연의 오늘의 성공은 내일의 실패로 귀결될 수 있다"며 "이는 주주들은 물론 고려아연의 모든 이해관계자들에게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