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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 회장 "엔비디아와 피지컬 AI 협력 논의" [CES 2025]

SK 전시관서 기자간담회
"SK하이닉스 HBM 개발 속도
엔비디아 요구보다 빠르다"
7세대 HBM4E 2027년 양산

최태원 SK 회장 "엔비디아와 피지컬 AI 협력 논의" [CES 2025]
CES 2025 둘째날인 8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에 마련된 SK그룹 전시관에서 관람객들이 SK 기술을 살펴보고 있다. 약 1950㎡(590평) 규모 SK 부스는 SK의 AI 데이터센터(DC) 관련 기술과 각종 AI 서비스 등이 마련되어 관람객을 맞았다. 로이터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라스베이거스(미국)=김준석 기자】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넘어 로봇을 비롯한 피지컬 AI를 엔비디아와의 향후 협력 분야로 제시했다. 최 회장은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내 SK 전시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향후 인공지능(AI) 관련 사업의 청사진을 발표했다. 이날 최 회장은 이번 CES 2025 중 가장 화제를 모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의 회동 여부에 대해 "오늘 만났다"라고 짧게 답했다.

■"HBM 개발 속도 빨라"

최 회장은 고대역폭메모리(HBM) 협력을 넘어 엔비디아의 신사업 중 하나인 로봇을 비롯한 피지컬 AI 분야에서의 협력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젠슨 황 CEO와의 회동에서 한국은 제조업이 강하고 노하우가 많이 남아있고, 젠슨 황 CEO도 피지컬 AI의 코스모스 플랫폼 등을 발전시키려고 한다"면서 "젠슨 황 CEO와 '앞으로도 같이하면 좋겠다' '좀 더 논의해보자' 이런 수준의 얘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앞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지난 6일 기조연설에서 회사의 미래 먹거리로 로봇 소프트웨어 개발 플랫폼을 비롯한 피지컬 AI를 제시한 바 있다.

엔비디아와의 핵심 협력 분야인 HBM과 관련해 최 회장은 "과거 SK하이닉스의 (HBM) 개발 속도가 엔비디아의 (AI 가속기) 개발 속도보다 뒤처져 있어 엔비디아 측이 더 빨리 개발해달라는 요구했는데, 최근 개발 속도에 있어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의 속도를 조금 넘는 등 역전 형태가 일어나고 있다"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11월 개최된 'SK AI서밋'에 화상으로 출연한 젠슨 황 CEO는 "SK하이닉스 HBM 더 필요하다"면서 "HBM4 공급 6개월 앞당겨달라" 요청까지 한 것으로 전해진다.

SK하이닉스는 현재 5세대 HBM 제품인 HBM3E 8·12단 제품을 엔비디아에 공급 중이며, 이번 CES 2025에서 HBM3E 16단 제품의 실물을 공개했다. 향후 SK하이닉스는 HBM 대전의 '변곡점'이 될 것으로 전망되는 HBM4(6세대)의 경우, 이번 하반기 출하를 목표로 하고 있다. 7세대 HBM4E 제품의 양산 목표 시기는 2027년이다.

■"고객사에 유리기판 팔고 왔다"

최 회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AI 인프라'를 시대 과제로 제시했다. 최 회장은 "(이번 CES를 통해) 속칭 피지컬 AI라고 하는 로봇이나 우리 주변 기기 안에 AI가 탑재되는 것이 일상화되고, 상식화됐다"고 말했다. 이어 "AI는 선택사항이 아니고 증기기관처럼 모든 분야 걸쳐서 변화 만들고 있다"면서 "프론트에 서서 이 변화 이끌어갈 수 있는 거냐 팔로우할 거냐에 따라서 경제적 부침이 달려 있을 수밖에 없다"라고 말하며 온라인 및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 등 AI 인프라 조성이 선제적으로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앞서 최 회장은 기자간담회 전 1시간 동안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센트럴홀 내 위치한 SK와 삼성전자 전시관을 차례로 둘러봤다.
양사 경영진 및 취재진을 비롯해 일반 관람객과 외국인 관람객들이 몰리면서 북새통을 이뤘다. 최 회장은 SK 전시관을 돌며 SKC의 자회사인 앱솔릭스가 만든 유리기판을 들고 난 뒤 "방금 (고객사에) 팔고 왔다"고 웃으며 말했다. 유리기판은 기존 플라스틱 기판(PCB)을 대체할 것으로 기대받는 꿈의 반도체 소재로 꼽힌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