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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 섬유 천으로 겨울 전기차 주행거리 늘렸다

전기연구원, 금속섬유천 면상 발열체 개발
추위에 약한 전기차 배터리의 단점 보완
보온 시스템으로 겨울 전기차 문제 해결

금속 섬유 천으로 겨울 전기차 주행거리 늘렸다
이동윤 전기연구원 박사(가운데)가 겨울철 전기차의 온돌형 난방을 실현하는 고효율 고유연 '금속섬유천 면상 발열체'를 보여주고 있다. 전기연구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한국전기연구원(KERI) 전기변환소재연구센터 이동윤 박사팀은 금속 섬유 천으로 전기차 배터리를 감싸 겨울철 주행거리를 늘렸다고 14일 밝혔다. 기존 열선 방식보다 균일하게 열을 발생해 최대 30% 에너지 절감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동윤 박사는 "금속섬유는 실과 달리 뻣뻣해 직조가 매우 어려웠는데, 직물 생산·가공 업체인 송이실업과 협업해 금속섬유 전용 직조기, 그리고 제직 패턴을 개발했다"며, "금속섬유만으로 면 형태의 발열체를 제작한 건 세계 최초이며, 우리의 성과를 통해 기업들의 에너지 비용 절감과 범국가적 탄소중립 실현까지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특허 출원까지 완료했으며, 국내 최정상 반도체 대기업을 대상으로 금속섬유천 면상 발열체 표준화 테스트까지 통과하는 등 성능 검증을 마쳤다. 현재 5건의 기술이전을 완료했고, 추가로 전기차와 반도체 등 관련 수요 기업을 발굴해 시제품 제작 및 기술이전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 기술은 반도체 생산 장비 및 화학 플랜트 배관, 기계 발열장치 등 제조업과 안마의자, 전기담요, 레저용 난방기 등 생활용, 의료용, 군용 등 균일한 발열이 필요한 다수 산업군에 적용 가능하다. 연구진은 "이들 분야의 기업들이 금속섬유천 면상 발열체를 활용하면 10~30% 에너지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환경보호청(EPA)에 따르면, 영하 7도의 환경에서 전기차 전비가 34% 떨어졌고, 주행거리도 영상 24도 대비 57%나 줄어든다.

현재 발열체로는 '과전류보호소자(PTC)'가 사용되는데, 빠른 난방과 자체 온도 조절 기능에 따른 과열 방지, 소형화·저소음의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부피가 크고 무거우며, 높은 전력을 소비하기 때문에, 전기차에 적용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다.

연구진은 과거 옷감형 태양전지, 발열 의류 기술을 개발한 노하우를 활용해 금속섬유로 천을 만들었다. 이 기술은 실을 가로, 세로로 엮어내 천을 짜는 직조기에서 시작한다. 높은 열 전도성과 내구성을 자랑하는 50μm(머리카락 굵기 절반 이하 수준)의 아주 가느다란 '스테인리스강 미세 와이어(SUS316L)'로 천을 만들고, 이것이 발열체로 적용될 수 있도록 세부 기술을 복합적으로 적용했다. 그리고 여기에 전기를 흘리면 금속이 가진 내부저항에 의해 최대 500도까지 발열이 일어나게 되는 구조다.

금속섬유천은 선이 아닌 넓은 면 형태를 띄어 온열 기능에서 고른 온도 분포를 보이고, 유연성도 뛰어나 차량 내부 곡면 어디에도 손쉽게 붙일 수 있다. 또한, 같은 양의 전기를 발열체에 흘렸을 때 기존 열선 방식 대비 금속섬유천이 10~30% 높은 발열 성능을 보이는 등 효율 측면에서도 우수하다. 무엇보다 섬유천의 특성상 사용 중에 단선이나 부분 손상이 발생해도 성능을 유지하며 안정적으로 발열한다는 큰 강점을 가지고 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