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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원 무차별 폭행하고 '쇠뭉치' 달아 바다에 던진 선장, 이유는…"일 못해서"

1심 징역 28년 선고되자 항소심서 선처 호소


선원 무차별 폭행하고 '쇠뭉치' 달아 바다에 던진 선장, 이유는…"일 못해서"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조업 중 마구 때리고 가혹 행위를 일삼다 숨진 동료 선원의 시체까지 바다에 버린 혐의로 1심서 중형이 선고된 선장이 항소심에서 선처를 호소했다.

4일 광주고법 제2형사부(고법판사 이의영·조수민·정재우)는 각기 살인·시체유기와 시체유기 등 혐의로 기소돼 1심서 징역 28년과 징역 3년을 선고받은 선장 A씨(46)와 선원 B씨(50)의 항소심 첫 재판을 열었다.

선장 A씨는 지난해 4월30일 오전 전남 서해상에서 조업 중이던 20t급 어선에서 동료 선원 50대 C씨를 무차별 폭행해 숨지게 하고 이튿날 바다에 유기한 혐의 등로 기소됐다. B씨는 선장 A씨를 도와 숨진 C씨를 바다에 버리는 데 가담하고 폭력을 휘두른 혐의를 받고 있다.

선장 A씨는 같은 해 3월부터 선원으로 일한 C씨가 '일을 못히고 동료들과 어울리지 못한다'는 이유로 각종 공구로 마구 때리거나 어획물 등을 청소하는 호스로 바닷물을 쏘는 등 가혹 행위를 일삼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선장 A씨는 반복적인 폭행과 가혹행위로 쇠약해진 C씨를 "얼굴도 보기 싫다"며 비가 오는 날에도 불구하고 천장이 열려있는 어구 적재 장소에서 자게 했다. 범행 당일에는 몸과 마음이 쇠약해져 홀로 서 있지도 못한 C씨가 15㎏ 상당 소금 포대를 들지 못하자 또다시 호스로 바닷물을 쏘고 어구나 발과 손으로 여러 차례 때린 것으로 알려졌다.

바람이 강하게 불어 정박해야 하는 날인데도 다른 선원 3명에게 C씨를 씻기도록 해 급격한 저체온 상태에 빠지게 한 선장 A씨는 C씨가 숨지자 다음날 오전 B씨와 함께 시체를 유기했다. 이 과정에서 숨진 C씨가 쉽사리 해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도록 시체를 쇠뭉치나 파이프가 담긴 어망에 묶어 유기했으며, 현재까지 숨진 C씨의 시체는 발견되지 않았다.

선장 A씨 측은 앞선 1심과 달리 "항소심에 이르러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한다"라면서도 양형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B씨 역시 형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 이유를 밝혔다.

반면 검사는 "죄질에 비해 1심의 양형이 너무 가볍다.
선원 B씨에 대해 상해가 아닌 폭행 혐의만을 인정한 원심에는 사실 오인, 법리 오해의 위법이 있다"라고 항소 요지를 설명했다.

재판부는 "참혹한 사건인 만큼 면밀한 사실 관계 파악과 법리 검토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검사의 보충 의견 등을 두루 살피겠다고 했다. 이들에 대한 다음 재판은 오는 4월1일 오전 다시 열린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