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1인가구 주거비 부담에 살림 더 팍팍
전·월세 안정 위한 부동산 정책 강화돼야
우리나라 1인 가구는 전체 가구 중 35.5%입니다. 1인 가구의 급격한 증가는 1인 시대의 도래를 예고하는데요.
[혼자인家]는 새로운 유형의 소비부터, 라이프스타일, 맞춤형 정책, 청년 주거, 고독사 등 1인 가구에 대해 다룹니다. <편집자주>
/사진=연합뉴스, 게티이미지뱅크
[파이낸셜뉴스]
#.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살고 있는 20대 1인가구 A씨는 오피스텔 전세 만기를 앞두고 월세 전환을 고려 중이다. 그는 "얼마 전 직장 동료가 전세사기를 당했다"며 "뉴스에서 나오는 일인 줄로만 알았는데 막상 주변에서 이런 일이 발생하니 전세 사는 게 불안해졌다"고 털어놨다. 월세로 전환해도 걱정이다. A씨는 "월급 받아서 월세 내면 남는 돈도 별로 없다. 사는 게 팍팍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청년층의 전·월세 리스크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 사기, 전세대출 규제 강화 여파로 빌라·오피스텔 월세마저 고공행진 하며 서민층을 옥죄고 있다. 이에 청년 1인가구의 주거비 부담이 한층 더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전세사기, 30대·서울 거주자가 가장 많이 당해
지난 10일 박용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전세사기 피해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세사기 피해자 수는 지난 2월 19일 기준 총 2만7372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연말 국토부 집계(2만4668명)보다 3000명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연령대별로 보면 청년층의 피해가 컸다. 세부적으로 30대 1만3350명, 20대 7092명, 40대 3873명, 50대 1881명, 60대 이상 1173명 순이다. 20~30대 청년층이 전체 전세사기 피해자의 74.7%를 차지했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7399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경기 5902명, 대전 3276명, 인천 3189명, 부산 2962명 등 수도권 뿐만 아니라 지방 대도시에도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했다.
피해 유형별로는 다세대(30.5%), 오피스텔(20.9%), 다가구(17.9%) 등 순이었으며 규모로는 지난 2월 기준 1억원 이하가 전체의 42%로 가장 높았다. 또 1억원 초과에서 2억원 이하가 41.8%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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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의 월세화’, 청년 1인가구부터 덮쳤다
전세의 월세화 가속으로 청년 1인가구의 주거 안정에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해졌다.
새학기를 맞아 청년 1인가구가 몰리는 대학가 상황도 마찬가지다. 서울 주요 대학가 원룸 월세를 살펴보면 건대입구역이 월세 148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서강대 97만원, 이화여대 91만원, 신촌 88만원, 동국대 81만원으로 서울 평균 월세보다 적게는 10만원에서 많게는 두 배 가량 차이가 났다. 대학생 밀집지역인 회기역이나 홍대입구역도 각각 68만원, 65만원으로 전국 평균 월세와 비슷했다.
경기 침체로 인해 세입자들이 부담을 겪고 있는 것을 알고 있지만 세금 등 여러 가지 요인 때문에 월세를 인상할 수밖에 없다는 게 임대업자의 반응이다.
이에 월세 안정을 위해 부동산 정책 등 관련 대책이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임차인에게 유리한 '임차인 보호법' 등을 보완해 임차인뿐만 아니라 임대인의 부담 역시 줄여주는 정책이 마련, 서로 상생할 수 있는 구조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서울시에서 월세로 거주하는 청년 1인가구를 대상으로 월 최대 20만원(최대12개월, 240만원)을 지원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치솟는 월세를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이마저 서류통과 후 전산 추첨으로 대상자를 뽑기 때문에 높은 경쟁률을 뚫고 당첨되기란 쉽지 않다.
시세 40~50%의 저렴한 임대료로 거주할 수 있는 청년 매입임대주택도 하늘의 별 따기다. 지난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실시한 서울 청년 매입임대주택 918가구 모집에 20만명 넘는 인원이 몰리며 경쟁률은 220대 1에 달했다.
부동산 정보 플랫폼 관계자는 “전세포비아 현상이 비아파트 시장 전반으로 번지며 전국적으로 월세 거래 비중이 늘고, 월세화 현상도 심화하는 모양새”라며 “특히 소형 오피스텔의 전월세 전환율이 월등히 높은 수치를 보여 1인가구 등 소규모 가구의 월세 부담이 상대적으로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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