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함정 노후 심각 對中 대응 태세 우려
법률 개정하며 해군 현대화 시급한 대응
韓에 러브콜… 국내 조선업 수주 잇달아
한화오션, 월리 쉬라호 성공적 정비작업
‘군함 건조’는 동맹 한 단계 강화되는 것
韓 수행은 안전보장·경제적 변화 의미
"외교협력·산업보안 강화 선제 대응 필요"
한화오션이 국내 최초로 미국 해군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을 완료했다. 지난 13일, 한화오션은 미 해군 군수지원함 '월리 쉬라호'가 6개월 동안의 정비를 마치고 출항했다고 밝혔다. 월리 쉬라호는 해상에서 탄약, 식량, 수리 부품, 연료 등을 다른 함정에 보급해주는 군수지원함이다. 배수량은 약 4만t급으로 전장과 전폭이 각각 210m, 32.3m에 이르는 대형 함정이다. 사진=한화오션 제공
월리 쉬라호가 MRO를 받기 위해 국내로 입항하고 있는 모습. 사진=한화오션 제공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5~26일 새로 개발·생산하고 있는 무인항공기술연합체와 탐지전자전연구집단의 국방과학연구사업을 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27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캡처
북한이 처음으로 공개한 공중조기경보통제기로 보이는 비행기. 사진=조선중앙통신 캡처
■국내 조선업계, 미 함정 MRO 사업 본격화
지난해 국내 조선업계를 선도하는 대표주자인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은 미 해군 보급체계사령부와 함정정비협약(MSRA)을 체결하면서 MRO(Maintenance, Repair, and Overhaul, 유지·보수·운영) 시장의 진출을 본격화했다.
30일 군과 외교가, 방산업계 등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초기 계약 때 4만t급의 월리 쉬라호에 대해 약 3개월의 정비 계약을 체결했으나 정비 과정에서 자체 기술력을 이용해 추가 수익을 창출하기도 했다. 특히 초기 계약 시 인지하지 못한 함정의 새로운 정비 소요를 확인해 기존 계약보다 대폭 증가한 매출을 보장하는 수정 계약을 맺고, 계약 기간도 연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월리 쉬라호는 지난 6개월간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서 선체 및 기관 유지보수, 주요 장비 점검·교체, 시스템 업그레이드 등 전반적인 정비 작업을 마치고 성공적으로 출항시켰다.
한화오션은 미 해군의 높은 기술적 요구사항을 충족시키며 추가 솔루션 제시와 문제 해결 능력을 증명했으며, 정비 품질과 효율성 면에서 최상의 성과를 입증함으로써 미 해군의 신뢰를 더욱 굳건히 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이미 2건의 미 함정 MRO 사업을 따냈던 한화오션은 새로운 입찰에 도전하고 있으며, HD현대중공업도 지난달 진행된 미 해군 7함대 소속 군수지원함 1척에 대한 MRO 입찰에 처음으로 참여해 현재 입찰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군준비태세보장법, MRO 새 시대 열리나
여기에 지난 2월 5일 미국 의회에 상정된 '해군 준비태세 보장법'은 미국 해군 조달 전략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유지훈 한국국방연구원(KIDA) 대외협력실장은 이 법안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과 한국, 일본 등 인도 태평양 조약 파트너국을 포함한 신뢰할 수 있는 동맹국의 조선소에서 미국 해군 함정을 건조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제안하고 있다며 이는 미국 해군 현대화의 시급한 필요성에 대응하는 움직임이라고 짚었다.
이번에 발의된 해안경비대 준비태세 확보법 등 관련 두 개의 법률 개정안에 의하면 '나토 국가의 조선소 혹은 인도 태평양 지역의 '상호방위조약(Mutual Defense Treaty)' 동맹국의 조선소에서 미 해군 군함을 건조할 수 있다'로 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 일각에선 1954년 11월, 한국과 미국 사이에 발효된 조약 제34호는 '한미상호방위 조약(Mutual Defense Treaty between the Republic of Korea and the United States of America)'이지만, 미국과 일본 사이에 군사 조약은 '안보 조약'으로 정식 명칭인 '일본과 미국 간의 안전 보장 조약(Security Treaty Between the United States and Japan)'이기 때문에 사실상 한국을 겨냥한 법안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유 실장은 해당 법안은 해군의 병력 증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미국 조선 산업이 직면한 시급한 과제를 인정한 조치다. 현재 291척의 함정을 보유하고 있는 미 해군은 2016년 전력 구조 평가에서 설정한 355척 목표에 훨씬 못 미친다. 더구나 미국 조선소의 만성적인 지연, 비용 초과 및 인력 부족으로 인해 전 세계를 대상으로 특히 대(對) 중국 준비 태세와 전력 투사를 유지·증강해야 하는 미 해군의 능력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내 조선 기업들이 미국 기업들보다 저렴한 비용과 더 빠른 처리 시간으로 해군 함정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하더라도 한국 조선소가 본격적으로 미 해군 함정 건조 계약을 따내려면 미국 국방 물류에서 새로운 전략적 역할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중국과의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미국 해군 자산에 관한 기밀을 적대국의 사이버 보안의 위협과 스파이 활동으로부터 보호가 가능해야 한다. 미국 보안 프로토콜의 엄격한 준수는 신뢰를 유지하고 잠재적인 유출 또는 무단 기술 확산을 방지하는 데 있어 한미 간의 굳건한 신뢰 조치가 필수적이라는 진단이다.
■도전과 위험, 한국의 장기적·전략적 함의
군사 외교·안보 관계자는 우리가 미국 군함을 직접 건조해 주는 나라가 된다는 의미는 동맹이 한 단계 강화되는 것으로 '신성 동맹'과 같은 의미가 있다. 동맹의 성격이 달리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세계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서 가장 시급히 요구되는 것이 군함인 상황에서 한국이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는 역할을 수행한다면 국가 안전보장과 경제 모두 달라지는 것이라며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상당히 해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이 원하는 바는 지구상 최강의 압도적인 군사력 구축으로 중국과 싸우지 않고 아예 미국에 감히 도전하지 못하도록 주저앉히는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그런데 만약에 한국의 정권이 친중 성향의 정권이 집권한다면 이는 치명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렇게 되면 미국으로서는 한국하고 함께 갈 수 없을 뿐 아니라 한국과 상호 군사 조달 협정을 맺을 수 없을 것으로, 방향을 틀어 일본과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유 실장은 정치 및 안보 위험을 완화하는 동시에 이러한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한국은 선제적 접근 방식을 채택해야 한다.
미국 정책 입안자 및 업계 이해관계자와의 외교적 협력을 강화하는 것은 미 해군 조선 아웃소싱에 대한 우려를 해결하는 데 필수적이다. 동시에 사이버 보안 및 산업 보안 조치를 강화하는 것은 민감한 미국 해군 기술 취급에 대한 신뢰를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제 및 안보 파트너십의 다각화는 한국이 전략적 자율성의 균형을 맞추는 동시에 미국과의 국방 관계를 심화하는 조치가 진화하는 지정학적 환경에서 한국의 장기적인 안정성과 회복력을 보장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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