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국가산업단지 내 특수재난사고에 대응할 전문 인력 양성
기업체 자체 소방대원의 재난대응 역량 강화에도 도움
옥외탱크, 이동탱크 폭발 등 총 7종의 특수재난 대응 시설
노후 석유화학단지 위험성 상존.. 안전장치 역할 기대
10일 준공식을 가진 울산소방본부 특수재난 훈련센터는 울산 남구 사평로 159 일대 부지면적 2만7850㎡에 연면적 2168㎡, 4개동 규모로 준공됐다. 석유화학 플랜트 훈련장을 비롯해 옥외탱크 훈련장, 이동탱크 훈련장 등 총 7종의 특수재난 대응 훈련시설을 갖추고 있다. 울산소방본부 제공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잦은 폭발·화재로 인해 '화약고'로 인식되는 울산 석유화학공단에 울산소방본부의 특수재난훈련센터가 들어서 10일 준공식을 가졌다.
특수재난훈련센터는 총사업비 143억원을 투입, 부지 면적 2만7850㎡에 연면적 2168㎡, 4개동 규모로 만들어졌다.
이곳은 국가산업단지 내 특수재난사고에 대응할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훈련 기관이다. 소방공무원과 기업체 자체 소방대원의 재난대응 역량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특히, 석유화학 플랜트 훈련장을 비롯해 옥외탱크훈련장, 이동탱크훈련장 등 총 7종의 특수재난 대응 훈련시설을 갖추고 있다. 실제 화재 상황을 반영한 훈련을 통해 소방대원들이 재난현장에서 더욱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
특수재난훈련센터가 석유화학공단 한복판에 들어선 것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폭발 화재 사고가 울산에서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울산은 국내 대표적인 석유화학공업도시로 대형 화재 및 특수재난의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지역이다
이날도 준공식 개최 5시간 전 온산국가산단 KG케미칼에서 갑작스러운 화재가 발생해 비료생산공장 시설 일부가 불탔다.
이처럼 울산지역 석유화학기업들의 안전문제는 공단 조성 이후 오랫동안 계속되어왔으며 대형 재난을 우려하는 울산시민들의 피로감도 크게 누적된 상태다. 올해도 초반부터 대형 유류 탱크 폭발 화재와 수소 배관 폭발 사고가 이어지면서 시민들이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울산은 지난 2019~2023년 5년 동안 전국 국가산업단지에서 발생한 150건의 중대 사고 중 33건(22%)으로 전국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한국산업단지공단 분석 결과 사고 유형은 가스·화학물질 사고 7건, 화재 6건, 폭발 5건 순이었으며, 인명피해 건수도 62명으로 가장 많았다.
특히 2022년 4월 남구 고사동의 한 화학업체에서 탱크 폭발 사고로 2명이 숨지는 등 당시 한 달 동안 울산 석유화학공단에서는 무려 7건의 폭발·화재 사고가 잇따라 6명이 숨지거나 크게 다쳤다.
이 같은 불명예에 속에 지난 2023년 국정감사에서까지 문제점이 지적되자 해당 기업들이 부랴부랴 대책을 제시됐지만 미봉책에 불과했다.
오히려 상황은 악화됐다. 석유화학단지 노후 지하 배관의 안전한 관리와 폭발 사고 방지를 위한 ‘통합파이프랙 구축 사업’의 경우 관련 법 개정 논란으로 사실상 중단됐다.
진짜 '화약고'가 그대로 방치되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암담한 상황에서 울산소방본부의 특수재난훈련센터는 신속한 현장 대응 능력을 향상시켜 최소한의 안전장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준공식에 참석한 김두겸 울산시장은 "실제 화재 현장과 같은 교육 훈련을 진행해 재난 대응 전문성을 강화하고 보다 효과적인 예방 및 대응 체계를 갖출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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