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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매물 다 실종… 돈 있어도 강남3구·용산 집 못사요"

토허제 한달 시장 급속히 냉각
거래 90% 줄고 매물도 잠겨
거래절벽 집값은 4주째 올라
실수요자 신규 진입'바늘구멍'

"거래·매물 다 실종… 돈 있어도 강남3구·용산 집 못사요"
강남3구와 용산구 아파트 거래량이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한달만에 전년대비 90% 넘게 쪼그라든 것으로 나타났다. 규제 여파로 매물이 급감하면서 거래절벽 현상이 심화된 것이다. 반면 아파트값은 4주 연속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어 실수요자의 진입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2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24일부터 이날까지 신고된 강남3구(강남·송파·서초)와 용산구 아파트 매매건수는 총 106건으로 집계됐다. 강남구가 45건, 송파구 44건, 서초구가 10건이었고 용산구도 7건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 강남구가 342건, 송파구 433건, 서초구 292건, 용산구가 106건 등 총 1173건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11분의 1 수준으로 거래가 줄었다. 규제 여파로 매매가 까다로워진 데다 6·3 조기대선을 앞두고 부동산 시장이 관망세로 돌아서며 매물 자체가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송파구 매물건수는 총 5111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3%, 서초구는 5561건으로 -22.2%, 용산구는 1569건으로 -14.1%, 강남구는 7215건으로 -5.7%를 기록했다.

매물과 거래가 동시에 줄어들고 있지만 집값은 4주 연속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가격이 오르고 있는 만큼 매도를 미루는 사례가 더 많아지며 정상 수요자들도 매수 기회를 얻기 힘든 상황이다.

한국부동산원의 '4월 3주(4월21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강남3구 중 서초·송파구는 매물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가격 오름폭은 더 커졌다. 서초구 (0.16%→0.18%)는 반포·잠원동 위주로, 송파구(0.08%→0.18%)는 잠실·신천동 주요단지 위주로 상승세가 이어졌다. 강남구(0.16%→0.13%)와 용산구(0.14%→0.13%)는 상승폭이 둔화됐을뿐 선호단지 위주로 가격이 올랐다.

시장에서는 투기 억제를 위해 적용된 토허제가 실수요자의 신규 진입조차 어렵게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수요자만 거래할 수 있게 한 규제임에도 매물 자체가 희귀해지며 시세에 따라 거래하기 힘들게 됐기 때문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개발지에 한시 적용하던 토허제가 도입된 배경부터 아파트 거래 규제와는 취지가 맞지 않는다"며 "당장은 일부 효과를 발휘하는 것 같더라도 왜곡된 시장가격은 저해 요소가 해소되는 시점에 인근 시세에 맞춰 변동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토허제로 아파트 시장가격을 영원히 억누를 순 없다"고 강조했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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