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튀르키예에서 우크라 휴전 정상 회담 예상했으나 위기
美 트럼프, 직접 참석 시사했지만 국무장관 파견으로 등급 낮춰
우크라 젤렌스키 "푸틴 직접 안 오면 다른 러시아 대표와 안 만나"
러시아 측은 회동 이틀 남았지만 여전히 푸틴 참석 여부 확인 안해
프랑스, 러시아에 '30일 무조건 휴전' 수락 압박 "추가 제재 가할 것"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 내 상원 건물 회의장에 들어서고 있다.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오는 15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리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종전 협상이 정상급이 아닌 고위급 회담으로 축소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직접 갈 수 있다던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국무장관을 보내기로 했고,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직접 오지 않으면 러시아 대표와 만나지 않겠다고 밝혔다. 러시아 측은 회의 임박에도 푸틴의 참석 여부를 밝히지 않았다.
CNN 등 미국 매체들에 따르면 트럼프는 13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투자 포럼에 참석해 이스탄불 회동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나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끔찍한 유혈 사태를 끝내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이번 주 후반, 아마도 15일에 튀르키예에서 대화가 열릴 것이며 양국은 아주 좋은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튀르키예 회동에 참석한다고 말했다. 13~16일에 걸쳐 중동 순방을 계획한 트럼프는 12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나는 (튀르키예에) 갈 생각이었다. 15일에 내가 어디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회의가 많다. 내가 거기 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회의 참석 가능성을 열어놨다. 미국 매체들은 루비오 외에 트럼프 정부의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담당 특사와 키스 켈로그 우크라이나 담당 특사 역시 이스탄불로 향한다고 전했다.
3년 넘게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 있는 푸틴은 11일 발표에서 우크라이나와 평화 협상을 논의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15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을 회동 장소로 지정하면서 "협상을 통해 러시아만이 아니라 우크라이나도 준수하는 새로운 휴전, 진정한 휴전에 합의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같은날 젤렌스키는 소셜미디어 엑스(X)에 글을 올려 "나는 목요일(15일) 튀르키예에서 푸틴을 기다리겠다. 직접"이라고 강조했다.
만약 푸틴이 젤렌스키와 직접 만난다면 이는 5년 5개월 만의 회동이다. 두 정상은 지난 2019년 12월 프랑스 파리에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분쟁을 중재하기 위해 독일·프랑스 정상과 '노르망디 형식'의 회담을 한 이후 만나지 않았다. 미국의 켈로그는 13일 폭스뉴스를 통해 "푸틴이 참석하길 바란다. 그러면 미국 대통령도 참석할 것"이라며 "정말 멋진 만남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회동을 이틀 앞둔 상황에서도 대표단 구성을 확정하지 않았다. 러시아의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13일 브리핑에서 이스탄불 회동에 대해 "러시아는 계속 협상을 준비하고 있다. 이것이 현재 우리가 말할 수 있는 전부"라며 "아직은 그 이상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표단 참여 인원에 대해 "대통령이 적합하다고 생각할 때 즉시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날 세르게이 럅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러시아 타스통신에 "미국과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해 접촉 중이지만 이스탄불 회동에 대해서는 조율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회동의 목표는 영토 문제를 포함해 현실에 기반한 지속 가능한 평화를 구축하는 것"이라며 "러시아는 진지하고 책임감 있게 협상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젤렌스키는 13일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의 모든 것이 푸틴에 달려 있기 때문에 다른 러시아 대표와의 만남은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는 15일 튀르키예에서 푸틴을 만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재차 확인하면서 "전쟁은 그와 대화함으로써 끝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상 간 휴전 합의가 이뤄지면 실무 그룹이 그 다음 세부사항을 조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13일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미국이 지난 3월 마련한 '30일 무조건 휴전'을 수용하지 않으면 "앞으로 며칠 내로 미국과 협조해 추가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의 금융과 석유, 천연가스 산업을 겨냥해 추가 제재를 가할 예정이라며 "우리의 목표는 30일 동안 지상, 공중, 해상에서 모든 전투를 중단하는 휴전을 달성해 우크라이나 안전 보장 문제를 논의할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러시아는 이를 거부했다"고 비판했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취재진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AP연합뉴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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