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트럼프, 25일 러시아의 우크라 공습에 "마음에 안 든다"
"푸틴, 대화 중에 로켓으로 사람 죽여...무슨 일 생긴 것 같다"
美 정치권에서 러시아 추가 제재 논의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왼쪽)이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주 모리스타운에서 전용기에 오르기 전에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 논의 가운데 반복되는 러시아의 적대 행위에 공개적으로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미국 정치권에서도 러시아에 대한 강경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영국 스카이뉴스 등 외신들에 따르면 트럼프는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주 모리스타운에서 전용기에 탑승하기 전에 기자들과 만나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 대해 언급했다. 트럼프는 “나는 푸틴이 하는 일에 대해 기분이 좋지 않다. 도대체 그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나는 그를 오래 전부터 알고 지냈는데 그는 지금 도시에 로켓을 날려 사람들을 죽이고 있다. 나는 전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우리는 지금 대화를 하고 있는데 푸틴은 또 다른 도시에 로켓을 쏘아 댄다. 전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앞으로 뭘 할지 두고 보자”며 새로운 제재안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우크라이나 정부 발표에 따르면 러시아는 298대의 이란제 샤헤드 드론과 69발의 미사일을 이용해 우크라이나 전역을 타격했다. 이에 수십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번 공격은 러시아가 2022년 2월에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하루 기준으로 최대 규모의 드론 공습이었다.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같은 날 소셜미디어 엑스(X)에 글을 올려 "러시아의 이런 테러 공격은 새로운 제재를 부과하기에 충분한 사유"라고 강조했다. 동시에 "러시아는 전쟁을 질질 끌고 있고 매일 같이 사람들을 죽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미국의 침묵과 전 세계 다른 나라의 침묵은 푸틴을 오히려 부추길 뿐"이라며 "지금 중요한 건 미국과 유럽 국가를 비롯해 평화를 추구하는 모든 나라의 결단"이라고 호소했다.
앞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16일 튀르키예 이스탄불 회동에서 고위급 협상을 진행했으나 합의를 보지 못했다. 다만 양측은 전쟁포로 1000명을 교환하는 등 우호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러시아의 25일 공격은 포로 교환이 완료된 당일 시작됐다.
취임 전부터 우크라이나 종전을 공언했던 트럼프는 16일 우크라이나·러시아 회동 이후 19일 따로 양측과 전화 통화를 진행했으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에 외신들은 트럼프의 인내심이 바닥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일단 미국 정치권에서는 여야 모두 새로운 러시아 제재안을 요구하고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25일 보도에서 공화당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과 민주당 리처드 블루먼솔 상원의원(코네티컷)이 공동 발의한 러시아 에너지 관련 제재가 이르면 6월 초에 상원에서 표결에 들어간다고 전했다. 해당 법안은 러시아의 원유와 우라늄 등을 구매하는 국가의 미국 수출품에 50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트럼프의 측근으로 유명한 그레이엄은 25일 공습에 대해 "이번 만행은 반드시 응징할 것"이라며 "중국의 지원이 없다면 푸틴의 전쟁도 멈출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짐 하인즈 하원의원(코네티컷주) 역시 트럼프에게 푸틴을 상대로 “최대의 압박을 가해 러시아의 추가 공격을 막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전화를 받고 있다.EPA연합뉴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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