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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계파 갈등 끝내자" 한 목소리지만 잡음 지속…원대 선거가 분수령

5대 개혁안·尹 탄핵 등 둘러싼 갈등 지속
송언석·김성원 원내대표 선거 출사표..尹韓 대리전?
원내대표 선출 과정에서 잡음 없어야
전당대회에서도 '계파 갈등' 수습할 듯

국힘, "계파 갈등 끝내자" 한 목소리지만 잡음 지속…원대 선거가 분수령
(왼쪽부터)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 출마 선언을 한 김성원 의원, 송언석 의원.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국민의힘이 '탄핵의 강'을 두고 의원들 간 이견이 갈리면서 오는 16일 진행되는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 역시 계엄·탄핵을 둘러싼 대결로 치닫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르면 8월 말에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전당대회가 '친윤(친 윤석열) 대 친한(친 한동훈)', '찬탄(탄핵 찬성) 대 반탄(탄핵 반대)' 구도의 계파 갈등으로 번지는 것을 경계하고 있지만,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시한 '5대 개혁안'에 대한 당 내 이견을 좁히지 못한다면 단일대오가 요원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오는 16일 진행되는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에 송언석 의원(경북 김천)과 김성원 의원(경기 동두천·양주·연천을)이 출마를 공식화하면서 현재까지는 '2파전'이 유력하다. 송 의원은 TK(대구·경북)·친윤, 김 의원은 수도권·친한으로 분류되는 만큼 이번 원내대표 선거가 계파·지역 간 맞대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오는 14일이 원내대표 후보 등록일로, 추가 도전자가 나올 가능성도 남아 있다.

이 같은 2파전 양상 하에 현재까진 송 의원의 승리를 점치는 전망이 우세하다. 국민의힘 의원들만 투표에 참여할 수 있는 만큼 수적으로 우세한 범친윤계·영남권이 송 의원을 중심으로 결집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영남권에서 송 의원의 존재감이 높다"며 "소속 의원 과반이 영남권인 국민의힘에서 승리 가능성이 확연히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최근 김 비대위원장의 '5대 개혁안'을 논의한 의원총회에서도 부정적 의사를 표한 의원들이 긍정적 의사를 표한 의원보다 많았던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송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김 비대위원장을 향해 "대선 패배 이후 당 지도부가 일괄 사퇴하여 국민들의 아픈 마음을 보듬어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밝혔다. 김 비대위원장의 개혁안 중 하나인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에 대해서는 "당론으로 탄핵에 반대하겠다고 정해서 6개월 정도 됐다"며 "지금 와서 당론을 다시 변경하면 6개월 간의 활동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다만 개혁에 찬성하는 친한계와 김 비대위원장을 중심으로 '탄핵의 강'을 넘어야 한다는 의원들이 김 의원에게 표를 몰아줄 수 있다는 것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민의힘 재선 의원 16명이 소속된 '당의 혁신을 바라는 재선의원 모임'은 김 비대위원장이 당 개혁을 추진할 수 있도록 임기를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도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싣는다.

김 의원은 5대 개혁안에 대해서 "지금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도 "당이 변화하고 혁신 해야 한다는 방향성에 대해 우리 당 의원들 모두 같은 생각일 것"이라고 개혁안 취지에 공감하는 듯한 의견을 냈다.

당장 국민의힘에 주어진 과제는 여대야소·3특검 등 '내우외환'이 산적한 상황에서 당의 계파 갈등을 잠재워야 한다는 것이다. 범친윤계와 김 비대위원장 등 소장파·친한계 간 의견차가 차기 원내지도부가 구성된 이후까지 지속되느냐가 갈등의 도화선이 될 수도 있다. 차기 당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까지 내홍이 수습되지 않으면 국민들의 지지를 받기 어렵다는 시각이 팽배한 가운데, 차기 원내지도부가 구성된 이후 열릴 의총에서 5대 개혁안에 대한 총의를 모을 수 있을지 눈길이 쏠린다.

김 비대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는 5대 개혁안과 의총 일방 취소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었지만 모두 전당대회에서는 계파 갈등이 없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 상태다. 김 비대위원장은 "찬탄과 반탄의 감정싸움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보수가 반드시 치러야 할 차기 전당대회 역시 찬탄과 반탄의 격론장이 될 뿐"이라고 말했고, 권 원내대표도 차기 원내지도부를 향해 "계파 불용 원칙을 당헌에 넣은 것은 (계파 갈등이라는) 지난 날의 과오를 되풀이하지 말자는 것"이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차기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을 둘러싼 계파 간 물밑 경쟁도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과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 간의 맞대결이 재성사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지만, 둘 모두 전당대회에 출마해선 안된다는 목소리가 계파를 막론하고 나오고 있다. 차기 전당대회 역시 계파 간 갈등으로 비화 돼선 안된다는 것이다.

'친윤' 성일종 의원은 지난 10일 KBS라디오 '전격시사'에서 "(당권 경쟁이) 친윤과 친한으로 구분돼서 싸우는 모습이 국민한테 갈 수 있다"며 "(두 후보가) 당권에 도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한 전 대표의 비서실장을 맡았던 박정하 의원도 지난 12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한 전 대표의 당권 도전에 대해 "권하고 싶지 않다"고 했고, '친한' 우재준 의원도 "본인을 위해서는 독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차기 원내사령탑이 갈등을 수습하지 못한 채 당권 경쟁에 돌입한다면 친윤과 친한이 계파색이 짙은 후보를 내놔 계파 갈등을 지속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haeram@fnnews.com 이해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