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텃밭 뉴욕에서 시장후보 경선에서 신예 정치인 민주당 후보로 사실상 확정
조란 맘다니가 25일 민주당 뉴욕시장 경선에서 승리를 거머쥔 뒤 번쩍 손을 들어 지지자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맘다니는 사실상 오는 11월 뉴욕시장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정해졌다. 로이터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30대 초반의 무슬림이 뉴욕의 새 시장?"
미국의 대표 도시 뉴욕시장 후보 민주당 경선에서 30대 무슬림 신예 정치인이 1위를 차지하면서 사실상 후보로 확정됐다.
뉴욕은 대표적인 민주당 '텃밭'이어서 민주당 당내 경선 당선자는 본 선거에서도 승리할 확률이 매우 높다.
CNN,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조란 맘다니(34) 뉴욕주 하원의원은 이날 개표가 92% 완료된 시점 기준 43.5%의 투표율로 11명의 후보 가운데 1위에 올랐다. 당선이 유력하게 점쳐졌던 정치 거물 앤드루 쿠오모 전 주지사는 그에게 밀리면서 36.4%로 2위에 그쳤다.
형식적으로 이번 경선은 과반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라운드가 지속되는 방식이지만 표차를 감안했을 때, 맘다니의 당선이 확실하다.
맘다니는 이날 승리 연설에서 "쿠오모가 전화를 걸어와 패배를 인정했다"며 "오늘 우리는 역사를 새로 썼다"고 밝혔다.
맘다니가 11월 4일에 열리는 선거에서 승리하면, 최초의 무슬림·최초의 아시아계·최초의 밀레니얼 세대의 뉴욕 시장이 된다. 또 1993년 이래로 미국 민주사회주의자들과 연계를 갖고 있는 최초의 시장이 된다.
맘다니는 이번 경선에서도 임대료 동결, 시내버스 요금 무료화, 시간당 최저임금 30달러 등 진보 정책을 전면에 내세웠다. 막대한 예산이 필요한 정책들에 대해서는 법인세 인상, 연소득 100만달러 이상 고소득자에 대한 2% 고정세율 부과 등으로 재원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대중영합적인 정책에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는 NYT조차 "맘다니의 정책은 진보 엘리트들에게는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실제 도시 운영에 있어선 해로울 수 있다"며 사실상 쿠오모를 지지했다.
이 같은 그의 행보에 미국 정치권 내 대표적인 좌파 정치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비교되며 '제2의 샌더스'로 불린다. 실제로 그는 이번 경선에서 샌더스 의원과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하원의원의 공개 지지를 받으며 탄탄한 진보층의 지지를 끌어냈다.
그의 출신 배경도 이채롭다. 인도계 부모에게서 태어난 그는 일곱 살 때 가족과 함께 뉴욕으로 이주했다. 브롱크스 과학고와 보든 칼리지를 졸업한 뒤 2020년 뉴욕주 하원의원으로 정치에 입문해 현재 3선을 지내고 있다.
정치인이 되기 전에는 뉴욕 퀸스 지역에서 저소득층 세입자들의 강제퇴거를 막는 주택 상담사로 일했다. 대학 시절에는 '팔레스타인 정의를 위한 학생 모임'을 조직했다.
지난해 가자지구 전쟁의 팔레스타인 민간인 희생을 막기 위해 단식 투쟁을 벌이기도 했다.
'정치 거물'인 쿠오모의 낙선에는 2021년 뉴욕주지사 재임 당시 그가 10여 명의 여성을 성추행한 의혹으로 사퇴한 사건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쿠오모는 당적을 바꿔 본선에 재출마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june@fnnews.com 이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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