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협, 새 비대위 구성 착수
정부와 복귀 두고 협상 나설듯
장관 인선 지연 정부는 신중모드
전공의 집단 이탈 사태로 장기화된 의정갈등이 전환점을 맞으면서 정부의 향후 대응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핵심 강경파였던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전격 사퇴하면서, 의료계 내부에 실질적 협상 국면으로의 전환을 기대하는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25일 의료계에 따르면 박 위원장의 사퇴는 단순한 지도부 교체를 넘어 전공의 복귀 문제를 본격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기회의 문을 연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대전협 내부에서는 복귀 여론이 존재했지만 박 위원장의 강경 대응으로 외부에 드러나지 못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사퇴 직전까지도 일부 사직 전공의와 의대생들은 대전협을 우회해 정치권과 접촉하거나 자체 설문을 돌리는 등 '리더십 무력화' 조짐을 보이기도 했다.
결정적으로 서울대병원·세브란스병원·서울아산병원·고려대의료원 전공의협의회 비대위는 공동 성명을 통해 "정부와 해답을 찾을 준비가 돼 있다"며 복귀 의지를 공식화했다. 이들은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의료 정책 재검토 등 구체적인 요구안을 제시하며 새로운 협상 판을 짜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정부도 주의 깊게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상태다. 아직까지 구체적인 복귀 일정이나 수련 특례 방안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은 채 '신중모드'를 유지하고 있다.
실제로 새 정부의 내각 인선이 발표되는 가운데 의정갈등 해결의 핵심 컨트롤 타워인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내정과 차관의 임명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현재 전국 수련 중인 전공의는 2500여명으로 사태 이전의 20%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그러나 박 위원장의 퇴진 이후 복귀를 희망하는 전공의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고 일부 병원에서는 복귀가 현실화되는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정형선 연세대학교 보건행정학과 교수는 "이제 공은 의료계로 넘어왔다"고 판단했다.
정 교수는 "정부는 이미 충분한 성의를 보였고, 올바른 정책이라면 소수의 집단이기주의적 반발에 휘둘리지 않고 소신 있게 밀고 나가야 한다"며 "현 정부는 그렇게 해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한편 대전협은 오는 26일 온라인 임시 대의원총회를 열고, 28일 오프라인 총회를 통해 새로운 비대위를 구성할 계획이다. 이는 단순한 인적 교체가 아닌, 정부와의 협상에 나설 수 있는 실질적 정비 작업으로 풀이된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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