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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美 투자 증가폭 ‘역대 최대’...“개미는 주식 사고 기업은 공장 늘렸다”

지난해 對美 투자잔액 증가폭 1581억달러
미국 내 해외공장 투자 늘며 역대 최고치
주가 상승에 증권투자도 상승폭도 가장 커

지난해 美 투자 증가폭 ‘역대 최대’...“개미는 주식 사고 기업은 공장 늘렸다”
한국은행 제공.
[파이낸셜뉴스] 지난해 대(對)미 투자잔액이 전년 대비 1600억달러 가까이 늘면서 역대 최대폭으로 상승했다. 코로나19 이후 시작된 ‘서학개미’ 열풍이 지속된 가운데 미국 주가가 연중 상승을 이어가며 전고점을 돌파하고, 국내 기업들도 자동차, 2차 전지를 중심으로 미국 내 생산설비 투자를 늘린 영향이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지역별·통화별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말 대외금융자산은 전년보다 1724억달러 늘어난 2조970억달러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대미 투자잔액 증가폭은 1581억달러로 집계돼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박성곤 한은 경제통계국 국외투자통계팀장은 “미국 주식과 채권의 매수세 지속과 미국 주가 급등으로 인해 증권투자잔액이 크게 늘고 국내 기업의 미국 내 생산시설 투자가 계속되며 직접투자잔액도 늘어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투자형태별로 살펴봐도 미국에 대한 투자가 가장 많았다. 직접투자는 미국이 2389억달러(31.3%)로 1위를 기록했고, 증권투자와 기타투자에서도 미국이 각각 6304억달러(63.4%), 880억달러(29.9%)로 1위를 기록했다. 특히 증권투자의 경우 주식·채권 매수세가 지속되고 미국 주가가 상승하면서 증가폭이 1년 만에 1217억달러에 달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유럽연합(EU)와 중남미에 대한 투자는 각각 31억달러, 25억달러 줄었다.

지난해 말 대외금융부채 잔액은 1조4105억달러로 집계돼 전년보다 1290억달러 감소했다. 동남아가 3280억달러(23.3%)로 가장 많았고 이어 미국(3191억달러, 22.6%), 유럽연합(2317억달러, 16.4%) 순이었다. 전년 말과 비교할 때, 국내 주가 및 원화가치 하락 등으로 대부분 지역의 투자잔액이 감소했다.

통화별 대외금융자산의 경우 미 달러화표시 금융자산이 1조2985억달러(61.9%)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유로화 1801억달러(8.6%), 위안화 1071억달러(5.1%)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전년 말에 비해 미달러화(+1667억달러), 엔화(+35억달러), 홍콩달러화(+34억달러)의 투자잔액이 증가하였으나, 유로화(-78억달러), 원화(-34억달러) 등은 감소했다.

통화별 대외금융부채 잔액은 원화 표시 금융부채가 8688억달러(61.6%)로 가장 많으며, 다음으로 미 달러화 4113억달러(29.2%), 유로화 407억달러(2.9%)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투자형태별로 보면 원화는 2326억달러(81.0%), 6162억달러(73.8%)를 기록한 직접투자와 증권투자에서, 미 달러화는 1453억달러(63.7%) 수준인 기타투자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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