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경찰이 서울 서초구 소재 남성 전용 수면방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은평경찰서 제공
[파이낸셜뉴스] 서울 강남의 남성 전용 수면방에서 마약을 유통·투약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은평경찰서는 마약 밀반입책 A씨(49)를 포함해 유통책과 투약자 등 총 15명을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검거하고 이 중 7명을 구속했다고 26일 밝혔다. 범죄 수익금 약 1억6000만원은 기소 전 몰수보전 조치 신청했다.
경찰은 지난 4월 단순 마약 투약자를 검거하고 마약의 유통 경로를 추적했다. 그 결과 A씨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5월까지 총 23차례에 걸쳐 홍콩에서 필로폰을 속옷과 수하물에 숨겨 국내에 밀반입한 사실을 포착했다. 밀반입된 마약은 성소수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웹사이트와 앱을 통해 유통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특정 남성 전용 수면방에서 마약 투약 후 성관계가 이뤄진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지난 14일 서초구 소재 업소를 압수수색했다. 현장에서 업주와 종업원, 이용자 등 8명을 체포하고 필로폰 70g과 신종 마약류인 러쉬 6병, 현금 500만원 등 총 139점의 증거물을 압수했다.
경찰은 이 수면방이 정식 숙박업소로 등록되지 않은 무허가 변종 업소로 보고 관할 지자체에 통보해 행정처분을 요청했다.
반면 업소 측은 수면방에 대해 '자유업'으로 정식 신고된 업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업소 측은 "공중위생관리법 등 관련 법령에 따른 영업신고가 완료됐다"며 "과거에도 유사 업종이 수사를 받았지만 모두 숙박업으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무혐의 처분을 받은 바 있다"고 반박했다.
업소 측은 마약 유통에 직접 관여하지 않았다고도 해명했다.
업소 측은 "마약 유통이나 투약을 사전에 인지하거나 방조한 사실이 없다. 일부 손님이 업주나 직원의 인지 없이 벌인 불법 행위"라며 "장소제공 혐의는 수사를 통해 밝혀져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클럽, 유흥업소, 수면방 등 취약 지역의 마약류 범죄를 집중 단속하고, 무허가 업소 내 마약 판매·투약 행위에 대한 첩보 수집과 단속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425_sama@fnnews.com 최승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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