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1층이 쇼핑하는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이정화 기자
지난 27일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에스컬레이터 층 안내 팻말에 세일을 알리는 문구가 부착돼 있다. 사진=이정화 기자
[파이낸셜뉴스] "지난 3월 봄 정기세일 때보다 확실히 고객이 늘어난 것을 체감하고 있습니다."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등 백화점 3사가 일제히 여름 정기세일에 돌입한 지난 27일 만난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이 같이 말했다.
이날 오전 서울 중구의 롯데백화점 본점 앞은 문 여는 시간에 맞춰 입장하려는 100명이 넘는 인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백화점 관계자는 "정기 세일이 예전에 비해 큰 영향력 있는 이벤트라는 느낌이 많이 사라졌는데, 연초부터 소비 심리가 조금씩 살아나기 시작하면서 정기 세일에도 관심을 많이 갖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날 롯데백화점 본점은 여성 패션 브랜드 매장이 밀집해 있는 2·3·4층을 중심으로 쇼핑하는 고객들로 북적이며 매장 전체가 활기를 띠었다.
여성 패션이 집결한 3층에 자리 잡은 한 커피 매장도 테이블과 바 좌석은 물론, 커피를 판매하는 매장 공간 전체가 고객들로 붐볐다. 중국인 직원을 따로 둘 정도로 중국인 고객 비중이 높은 랄프로렌 매장은 마치 중국에 온 듯 중국어 대화 소리로 가득했다. '30% 할인' 팻말이 적힌 의류 매장 안에는 옷을 거울 앞에서 대보고 가격표를 살피는 고객들로 북적였다.
이처럼 연초부터 살아나기 시작한 소비심리에 더해 정부가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추진하면서 유통업계 전반이 들썩이고 있다.
민생회복지원금 사용처가 아닌 백화점 조차 달라진 분위기가 감지될 정도다. 여윳돈이 들어온다는 소식에 벌써부터 소비 계획을 세우는 이들이 늘면서 백화점 업계도 간접적인 수혜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2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의 지난 1~26일 전체 매출액이 전년 대비 5% 늘었다. 경기에 따라 소비를 가장 먼저 줄이거나 늘리는 대표 품목인 패션 매출 역시 같은 기간 5%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은 민생회복지원금의 구체적인 금액과 지급 방식 등의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 10~26일까지 전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3% 늘었고, 패션은 같은 기간 3.5% 증가했다.
다음달 13일까지 백화점 3사의 여름 정기세일 기간 동안 매출 증가 폭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판교점, 목동점 등 이른바 '슬세권(슬리퍼 차림으로 카페·편의점 등 편의시설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주거권역)' 점포 중심으로 고객이 많이 찾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생필품, 홈데코, 이불·침구 등 생활형 MD 행사가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며 "특히 판교점의 경우 유명 작가 스티븐 해링턴의 하와이를 컨셉으로 한 연출이 바캉스 인증샷 명소로 입소문을 타면서 고객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흐름에 맞춰 백화점들도 팝업스토어 등 다양한 행사를 추진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본점은 오는 9월7일까지 '더 커피' 팝업스토어를 연다. 더 커피는 유럽에서 인기 있는 브라질 커피 브랜드다. 잠실 롯데월드몰 지하 1층에서는 다음달 7일까지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시시호시'와 오뚜기 협업 팝업스토어가 열린다.
신세계백화점은 다음달 10일까지 강남점과 센텀시티에서 최근 공개된 '오징어게임' 시즌 3에 맞춰 팝업스토어를 연다. 현대백화점도 다음달 6일까지 더현대서울에서 세븐틴의 공식 캐릭터 '미니틴' 팝업스토어 등을 추진한다.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 경기가 전체 소비심리를 보여주는 바로미터라는 점에서 이번 정기세일 성과에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며 "하반기 경기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신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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