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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명천지에"…이재명 대통령의 '가짜뉴스' 팩트체크 법

日기자 질문 받은 뒤"외신기자들과의 점심 때 같이 봤던 분 아닌가"
"1월 中 언론하고만 점심 먹었다는 이상한 기사…그때 만난 그 분"

"대명천지에"…이재명 대통령의 '가짜뉴스' 팩트체크 법
3일 오전 인천 남동구 구월동의 한 식당에서 주인들이 이재명 대통령의 '대통령의 30일, 언론이 묻고 국민에게 답하다' 기자회견을 시청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6개월 전 온라인에 유통되던 '가짜뉴스'에 대해 취임 30일 기자회견 장소에서 공개적으로 팩트체크했다.

이 대통령의 팩트체크는 취임 30일을 맞아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첫 기자회견에서 나왔다. 외신 기자들의 질문을 받는 순서에서 이 대통령은 '가장 맨 뒤에 계신 분'을 지목했다.

지목된 기자는 일본 산케이신문의 사쿠라이 노리오라고 자신을 밝힌 뒤 "(이 대통령은) 당 대표할 때 우리 외신과 소통도 많이 해 주셔서 감사하다"면서 "계속해서 외신과도 소통해 주시기를 바란다"는 말과 함께 질문을 이어갔다.

노리오 기자는 "일본인의 납북 문제와 관련해 한국이 일본과 어떤 협력을 할 수 있냐"고 물었다. 또 "올해는 한·일 수교60주년이고 한국에선 광복 80주년이다. 과거 김대중·오부치 선언처럼 공동문서를 마련할 생각을 갖고 있느냐"에 대한 질문도 했다.

가짜뉴스에 대한 이 대통령의 발언은 질문이 끝나고 나왔다.

이 대통령은 "우리 전에 점심 먹을 때 같이 한 번 봤던 분인가요"라며 "제가 외신기자들과 점심을 같이 한 적이 있는데, 중국 모 언론하고만 했다고 이상한 기사가 나왔던. 그때 만났던 그분이군요"라고 말했다.

이어 "아직도 이 대명천지에 그런 명백한 가짜뉴스가 횡행하는 건 참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저분은 일본 언론"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이 언급한 가짜뉴스는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이던 지난 1월 8일 외신기자와의 간담회에서 비롯했다.

국민의힘 미디어특위는 다음 날 한 극우매체의 보도를 가져와 "이재명 대표가 마포의 한 북카페 전층을 임대해 신화통신 기자가 포함된 외신기자들과 비밀 회동을 가졌다"면서 "중국 신화통신은 중국 관영매체로 사실상 첩보기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중국 특파원들은 중국 공산당과 무관하지 않으며 이 대표와 대화 내용은 그대로 중국 정부에 보고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국민의힘 주장은 이 대통령이 '친중주의자'라고 주장해 온 일부 보수 진영 온라인 커뮤니티와 극우 유튜버에 힘을 실어줬다.


가짜뉴스를 바로잡기 위해 당시 간담회에 참석한 외신기자들이 이례적으로 입장문을 내기도 했다.

이틀 뒤인 1월 10일 외신기자들은 "국민의힘의 인식은 모 국내 매체가 1월8일 자로 단독 보도한 기사에 근거한 것인데, 해당 기사는 금번 비공개 간담회의 성격과 참석자 등에 대한 기초적인 사실관계 취재조차 거치지 않고 특정 매체의 국적에 대한 부정적 선입관을 전제로 한 것"이라고 입장문을 통해 밝혔다.

또 "해당 매체의 보도와 이를 바탕으로 한 국민의힘의 입장 표명은 대한민국에서 활동하는 외신의 자유로운 취재를 위축시킬 뿐만 아니라, 외신기자의 향후 국내 취재 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우려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