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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판 달자마자… 김건희 특검, 삼부토건 첫 강제수사

"국민적 관심 큰 의혹부터 수사"
주가조작 정황 상당부분 포착
13곳에 수사관 보내 압수수색
金여사 신병확보 곧 들어갈 듯

현판 달자마자… 김건희 특검, 삼부토건 첫 강제수사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 의혹 관련 사건을 맡은 민중기 특별검사가 지난 2일 오전 서울 종로에 마련된 특검 사무실에서 현판 제막을 마친 뒤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김건희 특별검사팀(민중기 특검)이 3일 삼부토건 주가조작과 김 여사 개입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삼부토건 등 13곳을 상대로 전방위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김 여사 의혹이 방대한 점, 주어진 시간이 제한적인 점, 그동안 수사에 비협조적이었던 점 등을 감안하면 수사의 속도감을 위해 조만간 '정점' 김 여사 신병 확보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삼부토건 본사와 중구 옛 본사 등 13곳에 수사관을 보내 회계장부, 컴퓨터 하드디스크, 메모장 등을 확보한 뒤 분석 작업을 벌이고 있다. 특검팀은 이 회사 실무진들도 특검팀 사무실로 불러 해당 자료에 대해 물어볼 예정이다.

삼부토건 전·현직 실질 사주와 대표이사 등 10여명은 2023년 5∼6월께 해외 재건 사업을 본격 추진할 것처럼 투자자들을 속여 주가를 띄운 후 보유 주식을 매도해 수백억원의 부당이득을 취득했다는 혐의로 검찰에 고발됐다. 당시 삼부토건은 '우크라이나 재건 수혜주'로 인식되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김 여사와 연결되는 대목은 같은 시기 윤 전 대통령 부부가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재건사업을 논의했다는 점이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은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가 삼부토건 주가 급등 전 메신저 단체 대화방에 '삼부 내일 체크'라는 메시지를 남긴 정황도 포착됐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4월 검찰에 고발할 당시 조성옥 전 삼부토건 회장 등 오너 일가를 중심으로 고발했다. 김 여사와 이 전 대표는 고발 대상에서 제외됐다. 특검팀은 지난달 27일 검찰로부터 사건 기록을 넘겨받아 검토해왔다.

따라서 특검팀이 수사 개시 하루 만에 압수수색에 나선 것은 삼부토건 주가조작에 김 여사가 개입했는지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은 그간 검찰 밖으로 크게 알려지지 않았다. 김 여사의 경우 고발 대상도 아니었기 때문에 관심에서도 상대적으로 멀었다.

그러나 특검팀이 김 여사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를 내리고, 동시다발 압수수색에도 들어가면서 관계자들에 이어 김 여사 소환 조사에도 서둘러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 여사는 이 사건 외에 15건의 의혹을 받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어떤 의혹이든 소환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법조계는 내다본다. 민 특검도 지난 1일 기자들과 만나 '내란특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을 먼저 소환했듯 김 여사를 먼저 소환할 가능성도 있는가'라는 질문에 "사건 진행 상황을 보면서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문홍주 특검보는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첫 강제수사 대상으로 삼부토건을 정한 이유에 대해 "가장 먼저 준비됐고 국민적 관심사가 가장 큰 사건이 주요 기준이 됐다"면서 "수사는 고발인들 위주로 진행되고 있으나, 진행 상황에 따라 인적·물적 대상이 넓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이 사건과 관련돼 고발되지 않은 김 여사와 이종호 전 대표 등 역시 향후 피의자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다. 핵심 수사 대상인 김 여사는 아직 피의자 신분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