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기훈련 중 정치 간부, 병사 귀가 돈·물건 상납 종용
입당 추천 등 사회대학 진학 미끼로 거래 관행 문제
반복적 상납 요구..결국 병사 부모와 거래 관계 형성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해 3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조선인민군 서부지구 중요작전훈련기지를 방문하고 훈련시설을 돌아봤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훈련 중인 북한 군인들.(자료사진) 노동신문 캡처
[파이낸셜뉴스] 최근 북한군 평안북도 국경경비대의 한 정치 간부가 돈과 물건 상납을 종용하며 훈련 중에 특정 병사를 귀가시킨 사실이 드러나 크게 문제가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북한 전문매체 데일리NK는 신변안전을 위해 익명을 요구한 북한 내부 군 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국경경비대 31여단 소속 대대의 한 중대 정치지도원이 20대 초반의 이모 병사를 반복적으로 귀가시킨 뒤 현금과 포도주 원액, 생활용품 등을 구해오라고 지시한 정황이 포착돼 여단 보위부가 조사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북한군 국경경비대 31여단은 평안북도에 주둔하는 부대로 북한군은 이달 1일부터 정례 하기훈련에 돌입한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다.
소식통은 이번 사안은 하기훈련이 시작된 첫째 주 토요일인 지난 5일 토요행군 도중 실시된 여단 보위부의 기습 검열로 해당 병사의 부재가 확인되면서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여단 보위부는 중대 군관들을 대상으로도 개별 면담을 진행, 이 병사가 중대 정치지도원의 개별적인 지시에 따른 ‘사적 임무 수행’으로 귀가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중대 정치지도원은 이 병사의 비교적 형편이 좋은 집안 사정을 파악하고 입당 추천과 사회대학 진학을 미끼로 여러 차례 이 병사에게 귀가 지시를 해 돈과 물건을 가져오게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해당 병사의 부모는 해당 정치지도원의 요구에 따라 몇 년간 아들을 귀가시켜 주는 거래의 대가로 현금과 물건을 제공해 왔음을 시인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소식통은 “여단 보위부는 중대 정치지도원이 병사를 통해 취득한 돈이나 물건을 사실상 자신의 상급자들에게 바치는 뇌물로 쓴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며 “부대 기강에도 훈련에도 모두 악영향을 미친다고 보고 이와 비슷한 사례가 있는지 전면 점검한다는 계획”이라고 전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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