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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라이벌' 베이조스, 트럼프 골든돔에 아마존 참여 타진

베이조스의 '트럼프-머스크 불화' 틈새 파고들기
위성 발사체 시장 후발주자 아마존에 기회
머스크의 스페이스X 독점 무너지나

'머스크 라이벌' 베이조스, 트럼프 골든돔에 아마존 참여 타진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AFP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가 지난주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난 것으로 알려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경영하는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위성 발사체 시장 독점 체제에 경고등이 켜졌다.

22일(현지시간) 영국 언론 등에 따르면, 차세대 미국의 미사일 방어망 '골든돔'을 추진하고 있는 트럼프 정부는 베이조스가 이끄는 아마존의 '프로젝트 쿠이퍼'와 접촉했다.

골든돔은 중국과 러시아 등 잠재적인 적대국의 공격으로부터 미국 전역을 방어하기 위해 400~1000기의 관측·추적용 인공위성과 200기의 공격용 인공위성을 띄우는 계획이다. 지상 레이더로는 탐지하기 어려운 신형 미사일을 인공위성에 탑재된 우주 센서로 추적하고, 우주 궤도의 공격용 인공위성이 상승 단계에 있는 미사일을 타격하는 것이다.

지금까진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이 같은 방어체계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되곤 했다. 스페이스X는 현재 독자적으로 발사한 8천여개의 위성으로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를 제공할 정도로 위성 발사체 시장에선 독보적인 존재이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아마존은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에 도전하기 위해 쿠이퍼 프로젝트를 출범했지만, 아직 초기 단계라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스페이스X는 2019년부터 위성 네트워크를 구축한 반면, 쿠이퍼 프로젝트는 지난 4월에야 첫 위성을 발사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골든돔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국방부는 아마존에도 참여를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정부 관계자는 "골든돔 개발이 진행되면 각 발사 계획이 별도로 경쟁 입찰에 부쳐질 것이고, 스페이스X 이외의 기업에도 참여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스페이스X가 발사 능력에서는 여전히 독보적이지만, 그 입지가 앞으로 줄어들 수도 있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선 골든돔 계획에서 스페이스X 이외의 기업의 참여가 확대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의 관계가 틀어졌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머스크는 한때 '퍼스트 버디'로 불릴 정도로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관계였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A)'를 추진하면서 그 관계가 틀어지기 시작했다.
해당 법안으로 인해 머스크의 주력 사업인 전기차 시장이 급격히 위축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 같은 틈새를 베이조스가 파고들고 있다는 것이 미국 CNBC 등의 분석이다.

실제로 트럼프 1기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 껄끄러운 관계였던 베이조스는 지난 1월 취임식에 100만달러(약 13억7830만원)를 기부하고 아마존이 멜라니아 여사의 다큐멘터리를 제작·배급하는 등 관계 회복에 공을 들인 바 있다.

whywani@fnnews.com 홍채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