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섭단체 특위 구성에서 빠져 불만 표출하기도
일각 "고양이에게 생선가게 맡겨 놓는 꼴"
국회 운영위원회. 뉴스1
[파이낸셜뉴스] 여야는 지난 29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를 열고 국회의원 징계안 심사를 위한 윤리특별위원회 구성 의결안을 통과시켰다. 이번 윤리특위에서는 각 당이 서로 제소한 의원들의 징계안 심사를 두고 상대 당 의원을 향한 공격과 자당 의원 지키기 양상으로 팽팽히 맞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비상설 특별위원회인 윤리특위가 22대 국회 임기 시작 1년 2개월여만에 운영위 문턱을 넘었다. 윤리특위는 본회의 표결을 거쳐 발족한 이후 인적 구성을 마무리하고 내년 5월까지 활동하며 징계안 심사에 나설 예정이다. 거대양당인 민주당과 국민의힘 의원 각각 6명, 총 12명이 윤리특위 위원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일부 비교섭단체는 윤리특위 구성원에서 배제된 것을 지적하고 양당 중심의 윤리특위의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진보당 윤종오 원내대표는 "여야 간 합의가 안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명분으로 비교섭단체를 배제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2000년대 이후 21대 후반기 국회를 제외하고는 비교섭단체 의원이 꾸준히 윤리특위 위원으로 배정되어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준석 대표 1건을 제외하면 민주당 10건, 국민의힘 18건으로 행여 윤리특위가 자당 의원 지키기로 변질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사람도 많다"며 "오히려 (지금 특위 구성은) 상호 대립이 격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윤리특위 징계 심사 대상인 보좌진 갑질 의혹으로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에서 낙마한 민주당 강선우 의원 징계안을 두고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당시처럼 여야가 강력하게 맞부딪힐 가능성이 있다. 강 의원은 여가부 장관 후보자 시절 보좌진에게 사적 심부름을 시키는 등의 갑질을 저질렀다는 의혹을 받고 결국 장관 후보직에서 자진 사퇴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지난 24일 강 의원에 대한 징계안을 제출했다.
지난 대선 당시 이른바 '젓가락 발언'으로 여성 신체에 대한 성희롱성 발언을 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에 대한 징계안도 심사 대상이다. 이 대표의 의원직 제명에 관한 국회 국민 동의 청원 동의 수는 60만을 넘긴 상황이다. 민주당 서미화 의원은 이날 운영위 전체회의에서 "국회가 더 이상 이준석 의원의 대국민성 성희롱 발언을 방치해서는 안된다"며 "오늘을 시작으로 윤리특위도 속도감 있게 구성해서 이준석 의원을 국민 앞에 석고대죄 시켜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민주당 당 대표 선거에 나선 박찬대 의원이 국민의힘 의원 45명의 제명을 촉구하는 결의안도 제출됐다.
이는 지난 1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 시도 당시 이를 저지하고자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 모인 국민의힘 의원 45명을 겨냥한 것이다.
국회의원 징계 종류는 경고, 사과, 출석정지, 제명 등이 있다. 이 중 가장 징계 수위가 높은 제명은 국회 본회의 의결이 필요한데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이 동의해야 한다.
gowell@fnnews.com 김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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